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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먼저 충북교육의 새로운 수장이 되셨음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필자에게 선거 도움을 요청하셨을 때 나이와 능력 부족을 이유로 물러섰던 점,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때 주변의 여론을 들으며 귀추를 짐작하곤 했는데 전임 교육감이 8년 동안 끊임없이 텔레비전과 신문에 이름을 노출하며 지명도를 높였기에 힘든 싸움이 되리라 여겼는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낙승하셔서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식음을 전폐하며 선거를 도운 보수 인사들의 도움도 컸겠지만 무엇보다 훌륭한 인품과 학식으로 긴 세월 청주교육대학교에 교수로 재직하며 길러낸 교육자들이 충북도내의 곳곳에 윤건영이라는 이름을 민들레 씨앗 뿌리듯 꼼꼼히 전파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여겨집니다.

정말 선거는 바람이라더니 평소 교육감 선거에는 그다지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선거가 목전으로 닥치자 두 후보의 이름을 거론하며 누굴 선택할 것인지 앞 다투어 물어오더군요. 아하, 이번 선거가 이전 두 번의 선거와는 양상이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이제 무난히 당선의 꿈을 이루셨고 태산 같은 어려움을 짊어지게 되셨습니다. 윤 교육감님의 앞에 놓인 충북교육의 산적한 현안을 떠올리자 제 머릿속에는 희망과 우려가 공존하더군요.

먼저 인사문제입니다. 취임 전에도 공언하신 대로 한쪽 진영으로 기울어진 색채를 바로잡으셔야 할 텐데 요직에 뿌리박은 인사들이 제법 많아 반발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겠지요.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담그지 못하겠습니까.

전임 교육감이 추진했던 진보적인 색채의 교육정책도 대폭 수정되어야 하겠지요. 다만, 교육정책의 경우, 수요자가 학생과 학부모이기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행복'이니 '혁신'이니 '공동체'니 하는 단어가 들어간 사업이 특히 많던데 장점을 지닌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싶어 조심스러운 손질이 필요하다 싶은 것입니다.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는 일도 시급하겠지요. 평생을 좌우하는 대학입시가 엄연히 존재하는 게 이 나라의 현실인데 개성을 중시한답시고 모든 평가를 부정하는 것은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아둔한 정책이 아닐까 싶네요. 자식의 학력이 못미더워 많은 돈을 들여 앞 다투어 학원을 보내는 학부모들의 심정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합니다.

이참에 도교육청의 직제도 조금 손을 보았으면 싶습니다. 필자가 교직을 떠난 지 한참 지났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도교육청의 조직도를 살펴보면 각 부서의 이름이 도통 생소해 무슨 일을 하는 부서인지 감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세부 조직도를 자세히 살펴야 그 역할이 드러날 정도이니 문제점을 지닌 것이 분명합니다.

걱정도 있습니다. 그동안 입을 닫고 있던 진보단체들이 보수 교육감의 등장으로 다시금 기지개를 켜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을 텐데 싶은 것입니다. 하지만 목적이 분명하고 가는 길이 선명한 교육정책을 두고 발목을 잡는다면 대통령 선거와 지자체 선거를 거치며 새로운 결집력을 보인 여론이 가만 두지 않을 듯싶어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필자가 40여 년의 교직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교육감들이 등장했다 사라졌습니다.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교육계를 지키는 대부분은 수장이 바뀌어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직분에 최선을 다합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말없는 다수는 조금의 동요도 없이 묵묵히 현장을 지킬 것입니다. 항상 그들을 주빈으로 여기는 수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거 직전 상대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단체들이 재빨리 태도를 바꾸어 읍소하는 것을 지켜보며 실소를 금치 못해 덧붙이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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