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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요즘 속이 시원해지는 뉴스를 대하기가 쌀 속의 뉘처럼 찾기 어렵습니다. 해서 먼 과거 속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연평도의 군부대와 민가에 150여 발의 포격을 가한 '연평도 포격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군(軍)의 대응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적의 공격이 계속되던 때라 대응 사격이 늦었던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방법의 대응 타격이 기대에 너무도 못 미쳤기 때문입니다.

"왜 연평도에 K-9 자주포 말고는 대응 타격 수단이 없는가?"

"왜 1분에 한 발 정도밖에는 타격이 안 되나?"

"왜 군은 전폭기 공격도 안 된다고 하느냐?"

이처럼 군의 대응을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더욱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확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나간 것에 대해서는 대로(大怒)하며 국방부장관과 해당 청와대 비서관을 즉시 교체해 버렸습니다.

당시 해병대 출신인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 및 중진 연석회의에서 "북한의 포격 직후 대통령으로 하여금 '확전하지 말고 상황을 잘 관리하라'고 말하게 한 청와대와 정부 내 ×자식들에 대해 한 말씀을 드리겠다"며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그는 "바로 이 자들이 천안함 폭침사건 직후 '북한과 관련이 없는 것 같다'고 허위보고를 한 사람들일 것"이라며 "대통령이 몇 시간이 지나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몇 배 보복하도록 다시 지시했지만, 처음에 오도(誤導)하도록 했던 참모들을 이참에 청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병은 절대로 공매(헛된 매)를 맞는 군대가 아니다. 몇 배의 보복을 할 수 있도록 그냥 내버려뒀어야 했다"면서 "매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국지전이 있지만, 주식시장이 미동도 않는 것은 이스라엘의 단호한 대응을 투자자들이 믿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세월이 한참 흘렀지만 지금 상기해 보아도 속이 시원해지는 소식입니다. 다음 이야기입니다.

지난 2009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했습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그해 성장률 전망치와 일자리 수를 마이너스로 발표했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의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적당히 숫자를 분식(粉飾)해 '장밋빛' 목표를 제시하는 게 기존 관행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는 취임사에서도 "경기침체를 하루아침에 정상 궤도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요술 방망이'는 없다"고 잘라 말해 시장의 헛된 기대감을 날려버렸습니다. 그 대신 경제 주체들이 고통 분담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정책 추진은 과감했습니다. 추가 경정 예산의 조기 편성, 일자리 나누기 사업의 확대,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밀어붙였습니다. 역대급 규모의 추경을 조기에 편성하기 위해 수차례 국회를 드나들며 국회의원들을 설득했습니다.

국회의원들과 싸우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의 질타에도 윤 장관은 "의원님 말씀만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정부 사정도 들어보셔야지요"라며 할 말을 다 했습니다. 두둑한 배포와 포용력 덕분에 그는 기획재정부 내에서 '다거(大哥, 맏형)'로 불렸을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2009년에 0.3%까지 떨어졌던 경제성장률은 불과 1년 만에 6.2%로 급반등했습니다. 해외 언론들은 "교과서로 삼을 법한 경제 회복"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V자 경제 반등을 '윤증현 효과'로 인정했습니다.

요즈음 북한을 대하는 국방부장관의 태도나 국회의원들에게 질질 끌려가는 기획재정부 장관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 일화(逸話)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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