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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요즘 한국문인협회의 임원 선거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이사장과 부이사장, 시와 소설 등의 각 분과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막바지를 향해 가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필자가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인사들이, 더욱이 그동안 전화 왕래 한번 없었던 인사들이, 입후보자가 되어 시도 때도 없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오거나 전화를 걸어오는 바람에 이만저만 시달린 게 아닙니다.

집행부가 바뀔 때면 변함없이 겪는 고통입니다. 다행히 금년 선거에서는 입후보자들이 미리 합의를 한 것인지 저서(著書)를 보내오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더군요. 과거에는 선거 때면 입후보자들이 자신의 서명이 들어있는 저서를 앞 다투어 보내와 그야말로 책 공해를 이루곤 했습니다. 교류가 없는 사람이, 읽고 싶지도 않은 책을, 받는 사람의 입장은 생각지도 않은 채 무작정 보내와 뒤처리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던 것입니다.

이젠 그 공해를 문자와 전화가 대신하더군요. 몇 달에 걸쳐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내용의 문자를 반복해서 보내와 그야말로 진저리를 쳤습니다. 전화의 경우에도 수신을 회피하면 문자로 읍소하는 것이 피차에 번거로움을 피하는 현명한 방법일 텐데 꼭 직접 통화를 해야만 자신의 지지자로 판단되는 것인지 하루에도 서너 차례 반복해 전화를 걸어오는 데는 정말 질려 버릴 지경이었습니다.

선거가 입후보자들을 한 두름으로 엮어 실시하는 방식이어서 더 그러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사장과 부이사장단, 각 분과 회장 후보들이 연합해 동반 출마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들이 혹은 주변의 지지자들이 번차례로 돌아가며 문자며 전화를 보내오기 때문에 그 횟수가 엄청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입후보자의 면면을 보니 유명인사도 있었지만 이름조차 생소한 인사도 몇 있더군요. 특히 풍문에 의하면 인격이 떨어진다고 평가되는 인사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전국 단위의 문학 단체 임원을 뽑는 선거인데 사전에 체로 거르는 작업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는지 함량 미달의 인사가 버젓이 명함을 내밀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문단을 이끌어갈 지도자라면 마땅히 일정한 문학적인 성과를 이룬 것은 물론 일정한 수준의 작품성과 인격을 갖추어야 마땅한 일인데 미처 수신(修身)도 이루지 못한 인사가 치국(治國)에 나서려는 형국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조용히 앉아 좋은 글이나 쓸 것이지 쓸데없이 감투에 욕심을 두는 것은 문인의 도리가 아니다 싶었습니다.

듣기로 충북문단에도 간혹 그러한 인사들이 있어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더군요. 문제를 일으키는 그들이 대부분 낮은 작품 수준을 보이거나, 아니면 자신의 문학적 업적이나 작품 수준을 스스로 과대 포장해 스스로 홍보하는, 부끄러움을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상습적으로 저질러 손가락질을 무수히 받는 위인이어서 더욱 꼴불견이었습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들을 무시로 들볶았던 임원 선거도 이제 일단락되어 갑니다. 이미 투표용지가 송부되었고 그동안 읍소했던 후보들 중 하나를 선택한 기표용지가 수합되면 다시 몇 년 동안 한국 문단을 이끌 새로운 임원진이 구성되겠지요. 그동안 그들이 쏟아놓은 공약대로만 된다면 이 나라는 짧은 기간에 문화선진국으로 발돋움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들의 공약이 자못 휘황찬란(·)하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그들이 토해놓은 공약(公約)들이 뭇 정치인들의 그것처럼 공약(空約)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을 보면 실현 불가능한 것들이 많아 이번에도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다분해 큰 기대를 걸 수는 없을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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