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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영의 '음악이 흐르는 수필' - 산타 브람스

요하네스 브람스: 헝가리춤곡

  • 웹출고시간2023.12.18 15:05:17
  • 최종수정2024.02.12 13:51:16

김숙영

수필가·음악인

[충북일보] 12월 달력을 본다. 크리스마스 날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산타 할아버지께 선물 받을 생각에 부풀었던 어린 시절이 그립다. 또한, 학원 수강생들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잔치가 기다려지며 마음이 특별하다. 손 전화에 산타가 등장한다. 산타할아버지의 턱수염 톡 그림이 요하네스 브람스를 떠올린다. 그의 이미지 그림 턱수염이 산타처럼 보이지 않는가.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는 독일 함부르크 작은 극장의 콘트라베이스의 주자였던, 아버지 요한 야코프 브람스와 재봉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에게 다섯살 때 바이올린과 첼로를 배우고, 일곱살 때부터 피아노와 음악의 기초를 배웠다. 열살 때부터는 대중들 앞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작곡했다.

그는 로베르트 슈만의 절대적인 후원으로 음악계에 등단해,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와 지휘자로 명성을 떨쳤다. 교향곡과 피아노곡, 가곡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대표작인 '대학 축전서곡'과 '헝가리 무곡'등은 후세까지 유명한 곡으로 연주되고 있다.

브람스 하면 슈만의 부인이며 피아니스트인 클라라가 떠오른다. 그는 연상의 여인이며 많은 자식을 둔 클라라를 사모했다. 그러나 그녀는 사랑 밖의 인물이었다. 슈만이 죽고 난 후 브람스는 독신으로 지내며 슈만의 가족이 어렵게 살지 않도록 돌보았다. 클라라는 그를 '신이 보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삶이 아린 사랑의 풍경일까.

아무리 슈만의 후원으로 본격적인 작곡자의 길을 걷게 됐다 해도, 결혼까지 안 하며 클라라를 마음에 품고 그의 가족을 돌볼 수 있었을까. 그의 인성이 따뜻하고, 본인을 음악인으로 만들어준 분에 대한 예의가 품격이 있다고 할 터이다. 그러나 클라라에게 탐욕과 애욕이 없었다고는 부정하지 않겠다. 가족을 살피며 클라라에 대한 본인의 사랑을 품었으리라고 그려본다. 이처럼 음악을 뜨겁게 사랑하면, 주변의 삶을 보고 기쁜 소리 행복한 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으리라. 이런 사랑은 삶의 의미이며 리듬이라고 담는다.

물질을 타산적으로 보는 것이 인간이다. 어찌 사랑과 정의를 나누며 그들을 담았을까. 그는 과연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었을까 스스럽게 특별한 마음이다. '사랑하면 바보가 된다'는 노래가 서려진다. 한평생을 사랑 바보로 살던 산타가 아닌가.

'꽃의 향기는 바람을 따라 풍기지만 어떤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도 풍긴다. 그것은 사람의 향기다'라는 범문을 스님께 들은 기억이 새롭다. 브람스의 향기는 어느 향기보다 사랑이 담겨 청정했으리라고 돌려본다. 우리의 삶은 새옹지마(塞翁之馬) 같은 일이 수없이 많지 않은가. 누구나 자기중심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브람스는 이기적인 사랑하는 마음을 비우고 지혜롭게 클라라와 그 가족의 산타가 되었다. 정말 아름답게 사랑한 특별한 음악가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브람스는 유럽 각국으로 연주 여행을 했다. 그가 가장 관심이 가진 부분이 헝가리 민요와 집시음악이었다. 그 당시 피아노가 중산층 가정까지 널리 보급되고 있었다. 그는 피아노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피아노 한 대에 둘이 앉아 정답게 치는 연탄 곡을 작곡햇다. 특히 헝가리 무곡 5번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음악 담당 교사로 학예회를 준비할 때, 학원 발표회에서도 헝가리 무곡이 항상 프로그램에 있었다. 헝가리 무곡 제5번 올림 바단조는 피아노 연탄곡으로 작곡된 무곡이다. 4개의 손이 바삐 움직이며 콘브리오(Con brio)로 생기 있고 경쾌하게 연주하는 곡이다. 브람스 곡 중에 가장 재미있고 발랄한 곡이라고 더 없이 느껴진다. 오케스트라가 관현악으로 연주할 때 앙코르곡으로 많이 등장하기도 한다.

학원에서 친한 친구끼리 호흡을 맞춰 피아노로 연주하며 함박웃음을 보이던 초등 수강생이 스쳐 간다. 헝가리 무곡은 도입부터 주제가 유머와 재치로 보인다. 가락 속에 유럽의 집시음악이 녹아있다. 요즈음 내가 가르치는 학원 수강생들도 끝부분까지 무겁게 때론 가볍게 그리며 연주한다. 코다 부분에서는 포르티시모로 힘차게 끝을 낸다.

사람마다 목소리가 다르듯이 피아노를 누르는 강도와 표현 방법에 따라 연주의 음 빛깔이 다르다. 초등 수강생들까지도 몸의 언어를 사용하며, 본인 색깔을 피아노로 표현한다. 수강생들이 연주하는 행복한 모습을 보며 음악 교육자의 길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시나브로 고희를 넘어 황혼 길을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교습하며 예비 음악인들과 같이 간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수강생들을 품고 음악의 꽃을 피우리라.

오래전에 남편과 헝가리를 여행할 때를 곱씹어 본다. 영웅광장에서 연습하는 군악대를 보았다. 그들의 음악 속에 헝가리 무곡 5번이 들리기 시작했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가볍게 몸을 흔들며 사뿐사뿐 춤을 추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광장 앞쪽 직선거리에 브람스 길이라는 도로명이 보였다. 독일에서 태어난 그가 헝가리 분위기에 젖어 헝가리 무곡을 21곡이나 작곡했으니, 음악가의 길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리라.

이 무곡은 산타의 인품까지 닮은 브람스가 미망인 클라라를 마음 속에 품고, 그를 위해 작곡했다는 상상에 다다른다. 달콤한 사랑이 음악으로 뿌려진 것이리라. 그는 베를린에서 마지막으로 지휘하고 클라라가 사망한 뒤 64세로 사망해 빈 중앙묘지에 묻혔다. 턱수염이 산타와 닮은 브람스, 베풂으로 삶을 살았던 그의 이미지 그림을 다시 살펴본다. 다시 보아도 수염이 인상적이다. 성품이 고운 산타 브람스, 빨간 산타 모자도 씌워주면 어떨까.

참고문헌

'클래식이 좋다', 조희창 지음, 미디어 샘 .
'음악 용어사전' 세광음악출판사
'위대한 음악가들' 종로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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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