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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소설가·전 단양교육장

지난여름의 막바지, 처음으로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친지가 무료로 동반할 것을 제의해 선뜻 따라나선 여행길이었습니다. 일본의 속살을 속속들이 짚어낼 수 있을 정도의 긴 여행은 아니었고 온천 지역을 중심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몇 군데를 돌아보며 바람처럼 다녀온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진작부터 일본을 한번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독도의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신사 참배를 하는 등 수시로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자극하여 이가 박박 갈리도록 만드는 것이 그들이기에 속성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전에 두 번 정도 방문 기회를 가졌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장애 요인이 발생했습니다. 처음에는 독도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함으로써 애국심 차원에서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렸고, 두 번째에는 쓰나미로 인해 원자력발전소가 파괴되어 방사능을 걱정하는 지인이 만류하여 방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발길에도 예외없이 장애 요인이 발생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 인해 파생되는 정치적인 요인은 서민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이기에 차치하고, 신변에 직접적인 위험을 느낄 수 있는 자연적인 위해 요인이 두 가지나 발생했던 것입니다.

한 가지는 우리가 여행한 곳인 가고시마현의 해상화산인 사쿠라지마 화산이 활발한 분화 활동을 보여 안전이 우려되니 여행을 자제하라며 주의를 촉구한 외교부의 문자 메시지였고, 다음은 제15호 태풍 고니가 지나갈 중심이 바로 우리가 여행할 곳이라는 예보였습니다.

우려 속에 밟은 일본 땅은 소문으로 들었던 대로 정말 깨끗했습니다. 거리에 휴지 한 장 없었습니다. 심지어 고물상의 고물들마저도 질서정연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일본인들의 정리 습성을 두고 가이드가 한 농담이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차량 1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고 합시다. 일본인들은 질서정연하게 줄을 맞추어 100대를 주차합니다. 한국인들은 입구의 가장자리 등에 억지로 밀어 넣거나 하여 120대 정도를 주차합니다. 중국인들은 2대를 주차합니다. 먼저 온 사람이 입구의 아무 곳에나 주차를 하여 다른 차량들의 진입을 막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일본인들은 정말로 친절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는 것은 물론이고 손짓발짓으로 소통을 시도하는 우리 일행에게 조금의 불평불만도 없이 끝까지 친절하게 반응했습니다.

특히 필자를 감동시킨 것은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그들의 자세였습니다. 우리가 돌아오는 날 마침 태풍 고니의 중심이 여행지를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고속도로가 막혀 지방도로를 굽이굽이 돌아 공항으로 오게 되었는데 가는 곳마다 우의를 입은 지역민들이 뛰쳐나와 길거리에 쓰러진 수목들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량을 안전하게 인도하고 있었습니다.

다녀온 지 두 달여가 흘렀지만, 바람처럼 짧게 다녀온 일정이었지만, 아직도 여행의 여운은 짙게 남아 있습니다. 일본인, 그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자극하는 얄미운 민족인 것은 분명하지만 배울 점이 많은 선진 국민인 것 또한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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