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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터널(tunnel)은 산이나 강, 바다 밑을 굴착해 만든 도로나 철도의 통로를 말한다. 자연적으로 생긴 동굴과는 다른 개념이다. 터널은 서로 떨어진 지역을 하나로 이어주고, 물류비용을 절감시키는 등 교통분야에서는 가히 혁명적인 토목구조물이다. 일정 부분 환경파괴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이런 순기능적인 요인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터널은 숱하게 만들어졌다. 철도 영동선 동백산~도계간 솔안터널은 16.7km나 되고, 고속도로 중에는 인제양양터널이 10.96km에 달할 정도로 토목기술의 발달로 터널길이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용도 폐기되는 터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도로나 철도가 폐지되면서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터널들이 전국에 산재하게 된 것이다. 용도폐지된 터널이 잇따라 생기면서 처음에는 처리 방안을 놓고 관리주체가 많은 고심을 했다. 터널의 특성상 자칫 부정적인 공간으로 사용되지 않을까 우려가 컷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전국의 상당수 폐지된 터널들이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 어떤 터널은 와인저장고로, 어떤 터널은 환상적인 조명을 갖춘 체험공간으로, 어떤 터널은 관광자원인 레일바이크 터널 구간으로 활용되는 등 색다르게 탈바꿈하면서 지역경제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경남 밀양의 트윈터널과 단양의 수양개빛터널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공개된 터널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비밀스런' 터널이 상당히 많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군사적인 측면에서 이용되는 터널이 많다. 그중에 하나가 청주 당산터널이다. 이 당산터널은 지난 1973년 12월 조성됐다. 올해로 꼭 50년이 됐다. 외부로는 충무시설로 알려져있다. 목적은 전쟁 등 유사시에 방공호 등으로 쓰거나, 도청 공무원 등이 각종 훈련시 비상근무를 하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정부기관 비상 피해시설 설치에 관한 규정'에 따라 도청에서 250m안에 설치됐는데, 이와 비슷한 성격의 시설이 전국 자치단체엔 의무적으로 설치돼 있다. 유년시절 기억에도 이 곳은 일종의 '접근금지' 구역으로 남아있다. 당산터널 지하 벙커 면적은 2천156㎡로 평으로 따지면 650평이 조금 넘고, 길이는 200m 정도다. 한 평에 공무원 한 명 정도를 배치하는 것을 기준으로 설계됐다고 한다. 터널은 폭 4m, 높이 5.2m 정도의 아치형으로 유사시 작은 화물차로 물자운반이 가능하다. 바닥은 배수·운반 등을 고려해 비스듬하게 콘크리트 포장을 했고, 벽면엔 배전반·통신 장비 등이 설치돼 있다. 유사시 집중포화에도 건뎌낼 수 있게 설계됐지만 당산터널도 세월의 흐름을 비껴가지 못했다. 시설이 노후된데다 습기·결로 등으로 통신·전자 장비 작동에 어려움이 생기자 충북도는 지난 9월 도청 주변 별도 공간에 당산터널 기능을 대체할 비상시설을 설치했다. 이렇게 역할을 '후발주자'에 넘겨주게 되자 당산터널의 활용방안을 놓고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 20일 당산터널 개방행사가 열렸다. 터널 입구엔 어떤 의미인지는 몰라도 '당산 생각의 벙커'라는 문패가 달렸다. 때맞춰 김영환 지사는 "도청 앞 성안길-도청-벙커-충북문화관-청주향교 등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청주의 몽마르트'가 되기에 충분하다"며 "도민들에게 새 활용 방안을 공모하겠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터널은 시대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당산터널도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호기심을 끌만한 '스토리'가 충분하고, 향교, 문화관 등 주변 연계 코스도 훌륭하다. 더불어 당산터널 근처에 조성예정인 인공폭포도부가가치를 높이는 좋은 소재가 될 것이다. 파리의 '몽마르뜨'에 견줄만한 충북도의 멋진 '작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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