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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사전에서 '부자(富者)'라는 낱말을 찾으면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 그것이 많은 사람을 나타내는 말'로 정의됩니다. 이 '부자'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현대'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생각납니다.

그와 관련한 일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지요. 그의 저서 '이 땅에 태어나서'에 실려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전문을 그대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무슨 일에나 최선의 노력을 쏟아 부으면 성공 못할 일이 없다는 교훈을 내가 빈대에게 배웠다고 하면 과장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다.

열아홉 살 때 네 번째로 가출을 해 인천에서 막노동을 할 때였다. 그때 묵었던 노동자 합숙소는 밤이면 들끓는 빈대로 인해 잠을 잘 수 없을 지경이었다. 몇 사람이 빈대를 피하는 방법을 연구해서 밥상 위로 올라가 잠을 잤는데 빈대는 밥상 다리를 타고 기어 올라와 사람을 물었다. 우리는 다시 머리를 짜내 밥상 네 다리에 물을 담은 양재기를 하나씩 고여 놓고 잤다.

그런데 편안한 잠은 하루인가 이틀 만에 끝나고 빈대는 여전히 우리를 괴롭혔다. 상다리를 타고 기어오르다가는 몽땅 양재기 물에 빠져 죽었어야 하는 빈대들이었다. 그런 빈대들이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살아서 우리를 다시 뜯어먹나 불을 켜고 살펴보다가 우리는 다 같이 아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밥상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게 불가능해진 빈대들이 벽을 타고 까맣게 천장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천장에서 사람들을 향해 톡톡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때 느꼈던 소름끼치는 놀라움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생각했다. 하물며 빈대도 목적을 위해서는 저토록 머리를 쓰고 저토록 죽을힘을 다해 노력해서 성공하지 않는가. 나는 빈대가 아닌 사람이다. 빈대한테서도 배울 건 배우자. 인간도 무슨 일에든 절대 중도포기하지 않고 죽을힘을 다해 노력만 쏟아 붓는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생을 죽을힘을 다해 노력한 그는 결국 모두가 부러워 할 부(富)를 축적했지요.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지(志)와 근(勤)을 갖추었다는 것입니다. 지(志)란 의지(意志)이며 요지부동의 목표입니다. 또한 아무리 훌륭한 목표라도 그 목표를 달성하려는 부지런함(勤)이 따라주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물방울이 돌에 구멍을 내고(水滴石穿, 수적석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고(磨斧作針, 마부작침), 노인이 산을 옮겨 놓는(愚公移山, 우공이산) 것처럼 멈추지 않는 것을 바로 근(勤)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성공한 사람에게 지(志)와 근(勤)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고 하겠지요.

'명심보감'도 이릅니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내고 평범한 부자는 근면이 만든다는 말은 진리이다. 낙숫물이 돌에 구멍을 내듯 작은 일에도 열심히 노력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잘 살 수 있다.'

늦둥이로 태어나 올해 대학을 졸업한 필자의 막내아들은 많은 돈을 벌고 싶다는 것을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아비의 생각으로는 그다지 모자람이 없이 키운 것 같은데 제 딴에는 성장하면서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생활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졸업 직전부터 밤을 새우며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여기저기 넣더니 마침내는 대기업인 L그룹에 취업이 되어 지난 6월 서울로 떠났습니다. 떠나면서도 먼 세월 후 부자가 될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는 다짐을 내놓더군요. 살아가는데 돈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많이 지니면 편리할 것이기에 아이가 정주영 회장의 지(志)와 근(勤)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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