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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소설가·전 단양교육장

다시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네 번째로 밟은 중국 땅입니다. 천안문과 자금성·만리장성을 돌아보며 그 규모의 거대함에 혀를 내둘렀던 북경 일원의 관광이 그 첫 번째였고, 낙후된 화장실이며 초라한 시골 마을을 보며 아직은 빈부격차가 심한 중국의 현실을 목도한 백두산 관광이 그 두 번째였으며, 당나라와 신라·일본을 이으며 해상무역을 주도했던 장보고의 유적지를 돌아본 산동 반도의 관광이 그 세 번째였고, 이번에 다녀온 장가계 여행이 그 네 번째가 되는 셈입니다.

이번 여행은 지난 2월 새로 가족이 된 며늘아기가 고맙게도 시부모와의 유대를 돈독히 하고자 마련한 기특한 자리였습니다. 때문에 아들 부부와 함께 연간 3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찾는다는 비경을 큰 즐거움을 가지고 4박 6일 동안 돌아보았습니다. 원래 계획된 일정은 3박 5일이었으나 귀국하는 날 인천공항의 사정이 나빠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 바람에 예정에도 없이 하루를 더 머무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중국을 다녀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들이 지닌 천연자원의 거대함과 그 자원의 활용을 위해 그들이 퍼붓는 미련한 노력(?)입니다. 장가계 관광의 중심축인 천문산 관광을 위해, 천 길 낭떠러지를 굽이굽이 감돌아 오르는 장대한 길이의 도로를, 깎아지른 듯한 축대로 연결한 모습을 바라볼 때의 마음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또한 주차장으로부터 천문산 정상까지를 터널을 뚫어 여러 토막의 에스컬레이터로 연결한 것을 바라보면서는 그들의 미련함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수백미터 높이의 절벽 윗부분에 아찔하게 걸려 있는 잔도(棧道)를 걷게 되면 그러한 감정은 극에 달합니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까마득한 절벽에 거미줄처럼 가느다랗게 매달아 놓은, 사형수들이 밧줄에 의지해 바위에 구멍을 뚫은 뒤 그 위에 폭 1미터 정도의 콘크리트길을 깔아 만든 잔도는, 삼국지나 초한지에 의하면 절벽에 붙이거나 절벽 사이에 가교 형식으로 아슬아슬하게 걸쳐놓기 마련이라더니, 정말로 극한 상황을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졌습니다.

특히나 수백미터 아래의 절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리잔도를 걸을 때에는 오금이 저리고 간이 붙었다 떨어졌다 할 정도의 전율을 느꼈는데 그러한 곳에 관광을 목적으로 잔도를 건설할 생각을 한 중국인들의 미련함에 다시금 혀가 차졌습니다.

다만, 잔도가 천 킬로그램의 중량을 이겨낼 정도로 설계되었다고는 하지만, 인파가 몰릴 경우엔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을 텐데, 안전망이라든지 시설을 지탱할 보조 장치가 전혀 없어, 만일의 경우에 안전사고가 일어난다면 수많은 인명이 그대로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텐데 싶어 걱정도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필자의 며늘아기가 가족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의 여행은, 장가계의 농촌은 농기계의 활용이 전혀 없이 후진적인 손농사를 한다든지, 그곳의 산천에서는 산림을 훼손시키는 칡넝쿨이나 담쟁이가 그다지 발견되지 않는다든지 하는 류의 작은 발견과 함께, 중국인의 담대함과 극한 상황 극복의 미련함을 다시금 일깨워 준, 의미 있고 소중한 나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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