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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표정이 항상 '매우 밝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여인은 언제나 그 밝은 표정으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 여인이 열 살 때 부모를 모두 잃고 고아가 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혹독하게 노동을 하던 어린 시절, 소녀는 너무도 사는 게 힘들어 돈을 '땀과 눈물의 종잇조각'이라고 부를 정도였거든요.

 그처럼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소녀에게는 남들이 갖지 못한 든든한 자산이 있었습니다. 바로 낙관적 인생관이었습니다. 어떠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비관적인 생각을 갖지 않았던 것이지요. 결혼해 여섯 자녀를 키우던 중 한 자녀가 잘못돼 하늘나라로 가게 됐는데 그 큰 슬픔을 감추고는 "아직 내게는 사랑할 수 있는 아이가 다섯이나 남아 있다"며 자위할 정도였습니다. 다리를 못 써 휠체어를 타게 된 남편이 "불구인 나를 아직도 사랑하오?" 하고 물었을 때에도 여인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내가 언제 당신의 다리만 사랑했나요?"

 미국의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의 이야기입니다. 밝은 성격과 낙관적인 인생관 때문에 미국인들의 다수가 그녀를 역대 가장 호감 가는 퍼스트레이디로 꼽는다고 하는군요.

 비슷한 사례가 우리나라에서도 찾아집니다. 바로 텔레비전의 광고에도 나왔던 양팔이 없는 의수화가 석창우씨입니다.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그는 자신이 다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고를 당함으로써 자신이 긍정적인 힘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지요.

 그는 1984년 다니던 회사에서 전기 점검 중 고압선에 감전돼 각종 수술을 8번이나 받게 됩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그가 배운 건 의외에도 '감사'였습니다. 책임자였던 자신이 부하들을 대신해 다치게 된 것도 감사하고, 고압선에 감전되면 목숨을 잃기 마련인데 팔만 절단돼 걸어 다닐 수 있게 된 것도 감사하고, 어깨까지 절단되면 의수마저 착용하지 못하는데 의수를 착용할 정도로 절단된 것도 감사하고, 사고 후에도 아내가 곁을 떠나지 않고 자신을 돌봐주어 오늘의 자신이 있게 해 준 것도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퇴원 후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실의에 젖어 있던 시절에 4살짜리 아들이 아빠에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떼를 써 온몸을 이용해 어렵사리 한 장의 그림을 마련한 모양입니다. 헌데 그 그림을 유심히 바라보던 아내가 앞으로 집안의 생계는 자신이 책임질 테니 당신은 열심히 그림만 그리라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아내의 격려와 내조에 힘입어 그림을 배우려 했지만 손과 손가락이 없는 그이기에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지요. 그러다 걸출한 서예가를 만나 가르침을 받게 됐고, 동양의 서예와 서양의 크로키를 접목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공부하게 됐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 상을 받게 되었고, 우연히 펼쳤던 퍼포먼스로 인해 대중의 관심 또한 크게 받게 됐던 것입니다.

 그는 양팔이 없는 것을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여깁니다. 손이 없어 온몸으로 그리다 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더 담백한 선이 나온다고 자위하는 것이지요.

 오늘도 그는 어려운 세상살이지만 긍정의 힘으로 풀어내면 불가능은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갑니다. 홀로 있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몸이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래서 최근 시작하게 된 것이 성경 필사라고 하는군요. 그야말로 초긍정의 아이콘이자 고난 극복의 산표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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