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1.6℃
  • 맑음강릉 15.7℃
  • 맑음서울 11.1℃
  • 맑음충주 12.5℃
  • 맑음서산 11.4℃
  • 맑음청주 13.7℃
  • 맑음대전 13.8℃
  • 맑음추풍령 11.8℃
  • 맑음대구 14.3℃
  • 맑음울산 14.3℃
  • 맑음광주 14.4℃
  • 맑음부산 14.9℃
  • 맑음고창 13.1℃
  • 맑음홍성(예) 12.7℃
  • 맑음제주 16.9℃
  • 맑음고산 14.1℃
  • 맑음강화 9.6℃
  • 맑음제천 12.0℃
  • 맑음보은 12.5℃
  • 맑음천안 12.6℃
  • 맑음보령 15.0℃
  • 맑음부여 14.2℃
  • 맑음금산 13.6℃
  • 맑음강진군 15.0℃
  • 맑음경주시 14.5℃
  • 맑음거제 14.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0.07.13 16:44:16
  • 최종수정2020.07.13 16:44:16

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성인시(成人詩)와 동시(童詩)를 함께 쓰는 전병호 시인이 동시집을 보내왔습니다. 책의 제목은 '민들레 씨가 하는 말'. 필자는 맑고 고운 글을 쓰는 전 시인을 존경합니다. 시인은 외모며 언행마저 글처럼 맑고 순수합니다. 교장으로 퇴임한 시인은 한국동시문학회장을 역임했고 일간신문의 신춘문예 심사를 맡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내용을 책에 소개된 약력에서는 쏙 뺐더군요. 심지어 성인시 경력마저 일체 소개하지 않았더군요. 동시집이기 때문이었겠지요. 필자가 시인의 글을 허락 없이 도용(?)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신문의 칼럼을 쓰면서였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주는 글을 쓰면서 시인의 글을 인용했던 것이지요. 그 글의 일부를 소개해 봅니다.

<'꽃봉오리는 꿈으로 큽니다'. 어린이들을 위해 동시를 쓰는 아동문학가 전병호 선생님이 오래 전에 출간한 동시집 이름입니다. 이 말을 다른 말로 바꾸어 보면, '어린이들은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푸르고 고운 꿈을 이루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면서 무럭무럭 자란다' 또는 '어린이들은 포근하고 아늑한 부모님의 품에 안겨 매일 매일 고운 꿈을 꾸면서 이 나라의 기둥이 되기 위해 올곧은 대나무처럼, 잔잔한 호수처럼 밝고 슬기롭게 자란다'로 표현이 될 것입니다. 전병호 선생님은 이 동시집에서 꽃봉오리로 상징된 어린이들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꿈꾸고 있다, 꽃봉오리는./ 눈을 꼬옥 감고 있다./ 새액새액 숨 쉬고 있다./ 가만히 웃음 짓고 있다./ 날마다 꿈꾸며 큰다.'>

'민들레 씨가 하는 말'을 펴내면서 시인은 어린이들에게 속삭입니다. '한 눈에 쏙 들어와서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시, 시 구절이 자꾸 떠올라서 마음으로 되새기게 되는 시, 그래서 시를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시를 한 편만 읽은 사람은 없는 시, 그런 시를 쓰고자 했어요.'

지금부터 시인의 약속이 담긴 시들을 몇 편 소개해 볼까 합니다. 코로나에 지친 많은 분들이 소개되는 동시들을 읽고 함께 가슴이 따뜻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안은 시의 제목입니다.

'앞산이 들려준다.// 이게 네 목소리야.'(메아리)

'깃발 끝이 다 헤어졌다.// 조용한 것 같아도/ 하늘 높은 곳에는/ 바람이 얼마나 센가.'(깃발을 내리면)

'바다에 종일 비가 내리면/ 뭍이 잠기지 않을까?// 비가 더 많이 내리면/ 수평선 밖으로 흘러넘치겠지.'(바다에 내리는 비)

'빗물 한 방울/ 더 담으려는 순간// 가진 것도 다 쏟았다.'(연잎)

'그림자도 흑장미.'(흑장미)

'구름이 산을 싣다가// 내가 보니까/ 도로 내려놓았다.'(비 그친 후)

'내가 못 오는 동안/ 네가/ 할머니 친구 되어 주었구나.// 고맙다, 제비꽃아.'(성묘)

'산꼭대기에 올려놓은 해// 또르르 굴러 내리면/ 마을이 불 탈 텐데….'(저녁 해)

'한참 보고 있으면// 문득 구름이 멈추고/ 내가 흘러간다.'(문득)

'발을 옮겨 놓을 때마다/ 메뚜기가 날았다.// 들 끝까지 걸어도/ 한 마리도 밟히지 않았다.'(들길)

'눈 쌓인 마당을 건너와/ 빈 밥그릇을 들여다보고 갔다.// 들고양이 발자국.'(눈 온 아침)

'깊은 밤/ 벽 속에서/ 개가 짖는다.// 얼마나 밖으로 나오고 싶을까.'(아파트)

'못 사왔어요?/ 못 사왔어요./ 그럼 주세요./ 예? 다음에 꼭 사올게요.'(못시 한 개)

'못 사왔어요?/ 못 사왔어요./ 다음에 꼭 사오세요./ 못, 여기 있어요.'(못시 두 개)

'대화역 가는 전철을 탔는데요./ 사람들이 모두 핸드폰만 보고 있어요.'(대화를 나누어요)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작은 학교의 희망을 키우다, 나광수 단양교육장 취임 1주년

[충북일보] 2025년 9월 1일, 나광수 단양교육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학령인구 1천700여 명으로 충북에서 가장 작은 교육공동체인 단양은 인구소멸 위기를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양교육지원청은 지난 1년간 '에듀토피아 단양'이라는 명확한 비전과 "공감과 동행으로 지속 가능한 BEST 단양교육"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달려왔다. 나광수 교육장은 취임 직후부터 "작은 고장이지만 아이들의 꿈은 절대 작지 않다"라는 확고한 신념을 품고 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다녔다. 교사로 20여 년, 장학사와 장학관으로 10여 년을 보내며 교육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농·산촌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미래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강조하며 변화를 끌어냈다. ◇Basic-미래 교육의 기초·기본을 다지다 단양교육지원청은 모든 교육의 출발점인 기초와 기본을 튼튼히 다지는 데 주력했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격차를 줄이고 동등한 출발선을 보장하기 위해 기초학력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 필수적인 창의·융합 역량을 기르는 데 아낌없이 힘을 쏟았다. △ 맞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