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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소설가·전 단양교육장

'기도하는 사랑의 손길로 떨리는 그대를 안고/ 포옹하는 가슴과 가슴이 전하는 사랑의 손길/ 돌고 도는 계절의 바람 속에서 이별하는 시련의 돌을 던지네/ 아 눈물은 두 뺨에 흐르고 그대의 입술을 깨무네/ 용서하오 밀리는 파도를 물새에게 물어보리라 물어보리라/ 몰아치는 비바람을 철새에게 물어보리라.'

1982년에 발표된 조용필의 노래 '비련'의 가사입니다. 기억들 하시려는지 모르겠는데 이 노래가 30여년이 흐른 2013년에 새삼스럽게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중심으로 '비련'과 관련된 감동 스토리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을 감동시켰기 때문이었지요.

화제의 중심에는 조용필의 전 매니저 최동규 씨가 있었습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래에 얽힌 가슴시린 사연을 밝혔기 때문이지요.

이야기는 앨범이 발표된 1982년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새로운 앨범의 발표와 함께 더욱 바빠진 조용필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던 어느 날, 시골의 요양병원 원장으로부터 매니저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14살의 정신지체 소녀가 그 동안 자신의 감정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는데 '비련'을 듣고는 눈물을 흘릴 정도로 눈에 띄는 반응을 나타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원장은 아이의 보호자 측에서 돈을 원하는 만큼 줄 테니 조용필이 직접 찾아와 그 노래를 불러줄 수 없는지, 그게 안 된다면 얼굴만이라도 보여줄 수는 없는지 간곡하게 부탁을 합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당시의 조용필은 발표하는 노래마다 빅 히트를 칠 장도로 전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카바레에서 노래 한 곡을 부르면 3, 4천만 원을 받을 정도였다니까요.

놀랍게도, 매니저로부터 위의 이야기를 들은 조용필은 피우던 담배를 끄더니 예약되어 있던 4개의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는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당연히 행사를 취소함에 따라 거액의 위약금을 물었겠지요.

병원에 도착한 조용필을 보고 사람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조용필은 바로 정신지체 소녀를 찾아 손을 잡고는 비련을 열창했습니다.

그러자 아무 표정도 없던 아이가 정말로 펑펑 울기 시작했고, 부모는 그 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노래를 마친 조용필은 소녀를 따뜻하게 안아주면서 자신이 사인한 CD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돌아가려는 조용필에게 아이의 엄마가 말했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너무도 바쁜 분이 이렇게 벽촌까지 찾아와 우리 아이를 위해 노랠 불러주시다니 평생 잊질 않겠습니다. …사례금을 얼마나 준비하면 될까요?"

조용필은 손사래를 쳤습니다.

"아닙니다, 어머니. 따님의 눈물이 제가 평생을 번 돈보다, 또 앞으로 벌게 될 돈보다 더 비싼 가치를 지녔답니다."

올드팬들의 가슴에 길이 남을 명곡을 수도 없이 남긴 가왕(歌王)다운 마음씀씀이입니다.

다시금 감동을 느끼고 싶어 되짚어 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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