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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소설가

대학생의 몸으로 1989년 평양학생축전에 참가해 46일간을 머물다 판문점을 통해 귀환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임수경 의원이,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연말 큰 이슈가 되었던 황선·신은미 씨의 토크콘서트에 모인 청중의 숫자를 두고 "행사장에는 맨날 집회에 모이는 단체 사람들만 있었다. 관계자들에게 '행사 홍보를 안했나?'라고 물었더니 '많이 했다'고 하더라. '너희들끼리만 홍보했네'하면서 웃었다"고 코멘트한 내용을 보면서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습니다.

필자가 과거 공직에 있을 때 자주 보았던 걸핏하면 기자회견에 임하던 인사들의 모습입니다. 이른바 '목소리 큰 소수'인 그들은 기관이나 단체의 흠잡을 구석만 발견되면 잊지 않고 기자실을 방문해 보도 자료를 배포하면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때마다 언론사에서는 잊지 않고 그들의 모습을 보도했지요. 그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며 모습이 언론을 통해 다수에게 알려지는 것이었지요. 해서, 언제인가 필자는 어느 지면엔가, 언론이 얄미운 그들을 대변하지 말아줄 것을 청원하는 마음에서 다음과 같이 호소한 적이 있었습니다.

<모든 일에 대해 양비론적 입장에 서서 반대만을 일삼는 말 많은 소수의 의견을, 말 없는 다수의 의견과 동일시하여, 같은 무게 중심을 두어 보도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어느 경우에는 극단적인 한두 명의 의견만을 바탕으로 기사나 뉴스를 작성해 보도함으로써 말 없는 다수를 매도하는 경우까지 생기게 되어 울분마저 느끼게 된다.

다행히 필자가 아는 대부분의 언론은 말 많은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말 없는 다수의 편에 서서 보도를 해 주기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다만, 아직도 소수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언론이 있기에 신중하게 보도해 줄 것을 정중히 부탁한다.>

필자가 그렇게 주장했던 것은 '목소리 큰 그들'이 극히 소수였기 때문입니다. 기자회견장을 들여다보면, 사안마다 주체는 달랐지만, 약속이나 한 듯이 항상 동일한 인물들이 등장했습니다.

일 년을 두고 기자회견장에 참석하는 인물들을 한 줄로 죽 나열해놓고 그 숫자를 세어보면 채 이십여 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항상 1인 다역(多役)을 하는 인사들이, 한두 명은 앞자리에 서고 나머지 들러리들은 그 뒤를 장식하는, 배경만 바뀌는 동일한 그림이 반복해서 그려졌던 것입니다.

지금도 진영논리에 입각한 각종 집회가 중앙과 지방을 막론하고 끊임없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회에 참가하는 인사들은 여전히 그 사람이 그 사람입니다.

보도 자료의 하단을 장식하는 참가단체의 수는 수십 개에 이르지만 막상 그 단체들의 소속회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겹치기 출연이 다수여서 실제 회원수는 몇 되지를 않는 것입니다.

이제 세월이 많이 변했습니다. 충북의 경우, 진보 쪽 인사들이 광역단체장으로 당선되고 보니 단체장들을 물어뜯는 기자회견은 현저히 줄어들고, 대신 편드는 회견만 많아져 필자를 웃깁니다.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올해에는 '목소리 큰' 각종 단체들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건설적인 기자회견에만 임해 주었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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