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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내전(內戰)을 거치며 지금은 나라가 해체된 옛 유고슬라비아의 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한가한 일요일, 자그마한 성당에 신부와 신자들이 모여 미사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경건한 가운데 미사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신부의 곁에서 시중을 들던 소년이 그만 실수를 해 성찬례에 사용하는 포도주 잔을 엎지르고 말았습니다. 미사의 엄숙한 분위기가 깨어지자 노한 신부는 소년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시는 제단에 나타나지 말거라."

놀란 소년은 울음을 삼키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습니다.

비슷한 일이 그 나라의 다른 성당에서도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그 성당의 인자한 신부는 화를 내지 않고 소년을 토닥였습니다.

"괜찮다. 당황하지 말거라. 나도 어렸을 때 비슷한 실수를 많이 했단다. 힘을 내거라."

소년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마움에 몸 둘 바를 몰라 했습니다.

긴 세월이 흐른 후, 성당에서 쫓겨났던 소년은 유고슬라비아의 대통령이 되었고, 독재자로 군림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조셉 브로즈 티토입니다.

그리고 포도주를 쏟고도 따뜻한 위로를 받았던 소년은 성장해서 천주교의 대주교에 올랐습니다. 그의 이름은 풀턴 쉰 주교입니다.

이번에는 인근의 독일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해, 극심한 흉년이 들었습니다. 독일이라는 나라가 워낙에 부유한 나라이지만 빈부격차는 존재하기 마련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큰 피해가 갔습니다.

그러자 어떤 돈 많은 노인 부부가 어느 날부터인가 자비로 빵을 만들어 동네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기 시작했습니다. 일정한 분량을 만들다 보니 수요가 넘쳐 부부는 아이들로 하여금 매번 빵을 한 개씩만 가져가도록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큰 빵을 차지하려고 항상 소란을 피우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와중에도 한 여자 아이만큼은 예외였습니다. 항상 제일 끝자리에 서서는 자신의 차례를 차분하게 기다렸습니다. 자연히 아이에게 돌아가는 빵은 항상 제일 작은 것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다른 아이들은 큰 빵을 차지하겠다는 욕심에 넘쳐서는 자신들에게 빵을 나누어 준 노인 부부에게 고맙다는 인사조차 제대로 건네질 않았는데 아이는 제일 작은 빵을 차지하면서도 언제나 깍듯하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따라 아이에게 돌아온 빵은 유난히 더 작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노인 부부에게 빵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사를 한 후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으로 돌아간 아이는 빵을 먹으려다 깜짝 놀랐습니다. 빵 속에 금화 한 닢이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옆의 메모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이것은 너처럼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잊지 않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을 위해서 우리가 특별히 마련한 선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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