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풀뿌리 민주주의' 위기 맞았다

지역구 시의원 16석 모두 민주당 '싹쓸이'
전문가 7명 중 여당 공천받은 1명만 당선
집행부 견제와 균형 상실, '1당 독주' 우려

2018.06.14 17:52:10

6·13 지방선거 결과 세종시의회는 지역구 의석 전체(16석)를 시장 당선인과 같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이에 따라 집행부(시)에 대한 견제와 의회 내 균형이 상실될 우려가 높다. 사진은 세종시의회 본회의 장면.

ⓒ세종시의회
[충북일보=세종] 세종시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서 시의회 지역구 의석 전체(16석)를 시장 당선인과 같은 정당이 차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의회 내에서의 균형 기능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특별자치시'라는 위상에도 걸맞지 않다.

◇전문가 7명 가운데 1명만 당선

중앙선관위가 14일 공개한 개표 결과를 보면 세종시의회 지역구 16석을 모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은 세종시에서 말뚝만 꽂으면 당선됐다"라는 비관적 농담까지 나왔다. 비례대표 2석을 포함하면 전체 18석 가운데 민주당이 17석(94.4%),자유한국당이 나머지 1석(5.6%)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 세종시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지역구 시의원으로 출마, 당선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충북일보 6월 6일 보도)

또 박사 학위 소지자가 전체 후보 50명 가운데 5명(10%)에 달하는 등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외지인이 많이 유입되면서 후보들의 질이 크게 높아졌다.

충북일보가 이번 기사에서 선정한 전문가는 △도시공학 박사 △미국공인회계사(AICPA) △치과의사 △아동·여성복지 전문가 △교육 전문가 △사회복지 전문가 △보건 전문가 등 모두 7명이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당선된 사람은 민주당 공천을 받아 15선거구(소담·반곡동)에서 출마한 이윤희(44·여· 보건 전문가) 후보 뿐이다.

낙선한 나머지 6명의 후보는 모두 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공천을 받았다.

전문가 출신으로 낙선한 이 모 후보는 "여당에 비해 조직력이 약한 야당 소속이어서 선거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많았지만, 주민들의 의식 수준이 낮지 않은 신도시에서도 특정 정당이 '싹쓸이' 하리란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윤지원 씨(39·여·세종시 한솔동)는 "정당에 관계없이 유능한 지방의원이 많이 배출되기 위해서는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균형 상실한 특별지방자치단체

지난 2014년 6월 4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지역구 세종시의회 13석 가운데 △8석(61.5%)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4석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1석(7.7%)은 무소속에 돌아갔다. 하지만 시의회 운영 과정에서는 소수당의 견제 기능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게다가 현재 세종시 지방정치 구도는 시장(당선인)과 국회의원이 모두 의회 다수당과 같은 민주당 소속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임기가 시작될 3기 지방정부에서는 예산이나 조례안,주요 정책 등이 철저한 검증 없이 일사천리로 통과되거나 집행될 우려가 높다.

한편 세종(특별자치시)과 제주(특별자치도)는 정부가 지방자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시범적으로 지정한 특별지방자치단체들이다.

이에 따라 이들 지자체는 행정 체계가 단층제(單層制)여서,다른 15개 시·도와 달리 산하에 기초자치단체(시·군·구)를 두지 않는다.

이로 인해 지방의회도 기초가 없는 광역만 설치,인구 대비 선출직 지방의원 수도 다른 시·도보다 적다.

따라서 다른 시·도에 비해 광역의원(시의원)의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다.

/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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