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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0.31 13:14:17
  • 최종수정2017.10.31 17:38:32

최종웅

소설가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미국 CIA를 방문해 대북작전을 설명 들었다. 제1야당 대표가 국정감사 기간에 미국을 방문했다는 사실도 주목받을 만한데, 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대북작전 설명을 들었다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홍준표 대표가 북한 핵을 방어하기위해서는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독자적인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주객이 전도됐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보 문제는 정부·여당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것이니 이런 일은 당연히 여당 몫이라고 봐야 한다. 정작 정부·여당은 핵무장은 물론 전술핵 재배치도 반대하는데 야당이 미국까지 가서 요청했다는 것은 그만큼 안보가 불안하다고는 해도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이보다 더 이상한 것은 보안을 생명으로 삼는 CIA가 한국 야당 대표에게 대북 선제공격, 김정은 참수작전 등을 설명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국의 정부·여당과는 북한 문제를 논의할 수 없을 만큼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한국 정부와는 대북 문제를 공조할 수 없으니 야당이라도 만나서 협의해야 할만큼 다급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미국이 해외정보를 총괄하는 중앙정보국에 북핵 문제를 전담하는 '코리아 센터'를 설치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한참 전이었다.

평상시 조직으로는 북핵 위기라는 비상상황을 돌파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CIA요원은 물론이고 FBI, 재무부, 군 등 북한 문제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뉴스를 들을 때도 주객이 전도됐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이 정도로 비상이면 한국은 더 다급해야 한다. 왜냐하면 북핵 문제의 당사자는 한국이고, 북핵이나 미사일 위협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도 우리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CIA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국정원이다.

국정원의 활동은 비밀이라서 밝혀지지 않았는지는 몰라도 대북 전담팀을 확대·강화했다거나 범정부적인 대책기구를 구성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세계 각국에 많은 정보기관이 있지만 북한 문제에 관한 한 한국의 국정원이 최고의 전문가여야 한다.

그 이유도 우리가 당사자이고 최대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이 앞선 미국이 영상정보에서, 일본이 신호정보에서 우리 보다 앞설 수 있지만 인적정보에서는 우리가 단연 최고여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국정원을 살펴보면 적폐청산에 정신이 빠져서 북핵을 대비할 여유조차 없어 보인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면 과거를 따지는 일은 시기나 강도를 조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국정원 직원이 자살했겠는가. 어떻게 안보에 집중하겠는가. 적폐청산은 북핵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정보기관으로 개편하는데 집중되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보복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이뿐만도 아니다. 미 CIA로부터 대북작전을 설명들은 한국의 야당의원들은 대북작전 내용이 한마디로 섬뜩했다는 소감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보안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국내서도 국회의원들이 국정원으로부터 안보상황을 보고받을 때 보안서약을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다.

정보위 간사가 브리핑 내용을 요약해서 기자들에게 설명까지 해주고 있다. 안보관련 정보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국정원은 국회의원들에게 비밀사항은 브리핑하지 않게 되고, 국회의원들은 늘 핵심 정보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몇 가지 결론을 낼 수 있다. 무엇보다 여야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처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중국 북한 등에 대해서는 통일된 주장을 해야만 한다. 비록 국내에서는 이전투구를 할망정 대외적으로는 단일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국익이 손상될 수 있다.

특히 국정원 등 안보관련 기관이 대북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조성을 해주는 것은 기본이고, 대북 전문가를 망라한 대책기구를 구성하는 것도 상식이다. 상식적인 일이 이행되지 않으니까 국민이 불안해하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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