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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6.09 17:00:01
  • 최종수정2020.06.09 17:00:01

최종웅

소설가

미국은 한국의 우상이다. 미국 때문에 일본 식민지에서 독립했고, 미국 덕분에 6,25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

만약 6,25 때 미국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린 북한에 점령되어 공산주의 치하에서 신음하고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우린 미국을 잊을 수 없다. 어디 이 뿐인가. 미국이 아니었으면 일본 식민지로 살다가 한민족이란 종족 자체가 말살되었을 것이다.

이 뿐만도 아니다.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민주주의란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보호해 주었다.

박정희가 그만큼이라도 민주주의를 한 것도 미국 덕분이고, 전두환이 단임으로 끝난 것도 미국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미국은 우리의 은인이다. 우리의 배고픔까지 해결해 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나라인가.

6,25 전후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쫓아다니면서 "기브 미 껌"을 외치던 기억이 새롭다.

그래서 우린 미국을 우상처럼 받들며 살았다.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로 알고 선진문물을 배우려고 노력했다.

우리보다 훨씬 민주적인 사회에서 행복하게 잘 사는 나라로 알았다. 그런 미국이 요즘 이상하다.

우리가 너끈히 물리친 코로나를 감당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하루에 수만 명씩 감염되더니 확진자가 2백만 명 가까운 데다 사망자도 11만 명이나 된다.(세계 1위)

이보다 큰 문제는 우리는 코로나를 물리치기 위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지만 미국은 사분오열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가 국민에게 코로나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자제하라고 하자 숨이 막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흑인청년을 백인경찰이 무릎으로 목을 눌러 질식시키는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한국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선 코로나가 창궐한다고 하자 그렇게 극성을 부리던 태극기 집회를 비롯한 보수성향의 반정부 집회가 깜쪽 같이 사라졌다.

설령 극열 시민이 반정부 시위를 한다고 해도 미국처럼 경찰차로 무자비하게 밀어붙이지는 않는다.

어떻게 무장하지도 않은 시민을, 저항하지도 않는 양민을 질식시켜 죽일 수 있는가.

어떻게 하다가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죽였다면 대통령이 백배 사과를 했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은 사과는커녕 시위 시민을 폭도로 몰아붙이고 있다. 시위대가 백악관으로 몰려들자 백악관 주변에 철조망을 치고, 지하 벙커로 피신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한인 상점이 무차별적으로 털려도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내전 상황이다. 하루에도 수만 명씩 코로나에 감염되고, 사망자가 11만 명에 이르면 범국가적으로 대처하는 게 상식이다.

코로나 방역을 진두지휘해야 할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중국에 싸움을 걸고 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핵심기업을 고사시키기 위한 작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G7 회의에 한국도 참여시키고 있다. 중국의 환율 문제에 개입하는가 하면, 홍콩 보안법을 통과시키자 홍콩이 국제금융도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전 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라고는 해도 내우외환 상황을 자초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처럼 우왕좌왕하는 미국을 보면서 선진국가가 아니라 삼류국가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미국이 위대하지 않은 게 아니라 우리가 그만큼 성숙한 것인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속절없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의술이나 방역 시스템이 미국을 능가했다는 사실도 발견한다.

5,18 문제를 아직도 따지는 우리를 보면서 우리의 인권이 미국보다 앞서고 있다는 생각도 한다.

미국을 이용해 중국을 따돌리고 일본도 추격할 수 있다면 한국은 위대한 나라로 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최대의 시련이지만 최고의 기회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와도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친 기업정책 등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그림의 떡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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