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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9.06 16:03:05
  • 최종수정2022.09.06 16:03:05

최종웅

소설가

이준석이 가처분 소송에서 승리했다고 들떠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준석은 당 대표로 복귀할 수 있을까? 당원 자격 정지가 풀리면 대표로 복귀할 수 있다면 이준석은 승리한 것이다.

만약 복귀할 수 없다면 소송은 승리했어도 정치적으론 완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소송은 실익이 있어야 하는데, 그 소송의 실익은 당 대표로 복귀하는 것이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준석이 대표로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국민의힘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의원총회에서 두 가지 결의를 했기 때문이다.

이준석을 당 대표에서 추방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법원이 당 대표가 궐위된 것이 비상상황이 아니라고 했으니 더 구체적으로 비상상황을 규정해서 판사도 비상상황이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이준석을 추방하기 위해 당헌·당규까지 개정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하는데도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일부 의원이 이의를 제기하긴 했지만 그것은 이준석을 추방하는 것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이런 일을 누가 주도할 것이냐는 문제였다. 누가 당권을 잡는다고 해도 이준석을 추방하겠다는 결론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의원총회에서 결의한 두 번째 안건은 이준석에 대한 추가 징계를 당 윤리위에 요구한 것이다. 이준석이 대통령을 향해서 양두구육 신군부 등 막말을 쏟아냈을 뿐만 아니라 당을 향해서도 욕설을 해댄 사실이 당을 모욕하고 명예도 훼손했으니 추가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준석을 더 이상 당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제명이나 탈당 권유와 같은 중징계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준석이 가처분 소송을 내는 등 발버둥을 칠 수 있었던 것은 당원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비록 이준석이 가처분 소송에서는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으론 완전히 패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준석이 당 대표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이 봉쇄되었기 때문이다.

가령 이준석이 본안 소송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제명이나 출당조치를 당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이준석이 승리한다는 것은 당 대표로 복귀하는 것이고, 대표로 활동하면서 정치적인 기반을 확장해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다.

소송보다도 중요한 게 민심을 얻는 것인데 민심은 벌써 이준석을 떠났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의원총회 분위기였다. 100여명의 의원 중에서 이준석의 가처분 정치를 두둔한 의원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만큼 많은 의원이 이준석의 자폭정치에 질렸다는 증거다. 보선 대선 지선 등 세 번의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당에서 이렇게 분란이 날 이유는 전혀 없다.

물론 정치를 하다가보면 의견 대립이 생길 수는 있지만 집권당 대표가 자당 출신 대통령을 향해서 막말을 퍼붓는 자폭정치는 동서고금을 통해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대선도 이준석의 자폭정치로 인해서 겨우 승리할 수 있었는데 그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것에 대해 당원은 물론 국민까지 넌덜머리를 내고 있다.

이준석이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신(修身)부터 하고 나서 치국(治國)을 꿈꿔야 할 것이다. 이준석을 소설 삼국지의 여포에 비유하는 사람이 많다.

천하무적의 맹장이지만 주군(主君)마다 배신했기 때문이다. 여포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말이 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 골라 쓰는 것이라는 말이다. 아무리 교육해도 태생(胎生)은 고쳐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보다 더 결정적인 일도 벌어지고 있다. 경찰에서 이준석에게 소환 통보를 한 것이다. 지금까지 이준석은 당원자격정지가 순전히 자신을 축출하기 위한 탄압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이 사건의 본질이 성 접대 의혹이라는 사실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준석은 가처분 신청을 할 이유도 없는 것이고, 법원의 판단도 부질없는 짓이 되고 만다. 더 이상 피해자로 둔갑해 정치탄압을 주장할 수도 없게 된다. 사필귀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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