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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의 변심과 지방 사람의 앙심

최종웅의 세상타령

  • 웹출고시간2021.04.20 16:53:03
  • 최종수정2021.04.20 17:33:38

최종웅

소설가

4.7재보선 결과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떻게 그렇게 민심이 표변할 수 있을까? 그 원인은 아무래도 세금 때문일 것 같다. 그 근거로 얼마 전 한 신문에서 본 칼럼을 인용해 보겠다.


"퇴근길에 탑승한 택시기사는 재산세가 너무 올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예순쯤 돼 보이는 기사는 서울 송파구 30평대 아파트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는 1주택자라고 했다.

원래 10평대 아파트를 상속받았는데, 재건축되면서 평수가 넓어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까지 200만원을 넘지 않던 재산세가 2019년 300만원으로 뛰더니 지난해엔 종합부동산세까지 합쳐 500만원으로 올랐다. 올해는 700만원대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700만원이면 택시기사 석 달 치 수입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수입이 줄어서 세금을 내려면 빚을 져야할 판이라고 불평했다."


이 칼럼을 읽으면서 여당이 서울에서 참패한 이유가 세금 때문이라는 사실을 실감하면서도 서울 사람의 욕심과 이중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기사의 아파트는 문재인 정부 들어 2배 정도 올랐을 것이다. 10억짜리 아파트가 20억으로 올랐으면 단숨에 10억을 번 셈이다. 한 달에 200만원씩 버는 기사 입장에서 보면 무려 41년 동안의 월급을 한꺼번에 번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감사장을 수여해야 맞는다. 그런데도 서울 사람은 고마운 문재인 정권에 사상 유례 없는 참패를 안겼다. 왜 이렇게 배은망덕한 짓을 했을까?

세금 때문일 것이다. 일 년에 200만원을 넘지 않던 부동산세가 700만원대로 뛸 것이란 불만 때문이다. 그의 말을 들으며 서울 사람은 수학공부를 제대로 했는지 묻고 싶었다.

단숨에 10억을 벌게 해줬는데 일 년에 700만원씩 세금을 내는 게 그렇게 억울한가.

60대 기사가 평생 천만원 정도면 충분한 금액이다. 그렇다면 9억 9천만원을 번 셈 아닌가.

이 기사가 머리를 조금만 굴리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아파트를 팔아서 청주로 이사를 온다고 가정해 보자. 청주에서 20억원으로 상가를 사면 한 달에 천만원 이상을 월세로 받을 수 있다.

서울에서 매연을 맡으며 택시운전을 하지 않아도 천만 원씩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널려있다. 이렇게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문재인 정권은 그에게 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은혜를 입고도 참패를 안겨 준 서울 사람은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왜 그렇게 배은망덕한 짓을 했을까? 순전히 욕심 때문이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진짜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할 사람은 지방 사람이다. 그 중에서 특히 청주사람이 가장 원한이 깊을 것이다. 아파트값은 오르지도 않았는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방세가 인상되었고, 보유세가 무서워 집을 팔려고 해도 양도세 때문에 팔수도 없다, 대출이라도 받아서 빚을 줄이려고 해도 대출마저 규제해 버렸으니 옴짝달싹 못한다.

이중삼중으로 규제를 받고 있는 지방 사람은 억울하다고 하소연도 못하는데 일확천금을 한 서울 사람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한 것을 보면서 그 욕심과 이중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방 사람이라고 언제까지 참고만 살진 않을 것이다. 일 년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에서 서울 사람 못지않게 분풀이를 할 게 틀림없다.

문재인 정부라고 앉아서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 민심을 수습할 수 있을지 고심할 게 뻔하다. 부동산 규제 지역을 지역별로 정할 게 아니라 아파트 시세가 비슷한 단지별로 정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았는데도 세금 폭탄을 맞는 모순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을 잡는다는 이유로 수도권에 아파트를 대량으로 신축하는 것은 비만환자에게 보약을 먹이는 것과 같다.

수도권 초밀화를 해소하고 소멸위기의 지방을 동시에 살리기 위해서는 수도권 주민이 지방으로 이주토록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서울과 지방의 집값도 균형을 이룰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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