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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6.22 17:00:12
  • 최종수정2021.06.22 17:00:12

최종웅

소설가

장사도 하지 않는데 부가세가 나왔다면 가만히 있겠는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항할 것이다. 이보다 더한 일도 있었다. 200년 전 조선에서는 죽은 사람에게 세금을 내라고도 했다는 것이다.

역사는 이를 삼정(三政)의 문란이라고 한다. 농지를 갖고 있지도 않은 사람에게 농지세를 내보내거나, 군대 갈 나이가 지난 노인에게 군포(軍布)를 물리기도 했다. 농민에게 곡식을 대여해 줄 때는 모래를 섞어서 양을 늘리고는 받을 때는 알곡으로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민심이 들끓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침내 농민이 봉기하는 민란으로 악화했는데, 그 대표적인 게 홍경래 난이었다. 문제는 아직도 비슷한 일이 있다는 사실이다.

청주는 아파트를 지어도 팔리지를 않아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뛴다는 이유로 갑자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놓고 부동산을 살 때 취득세부터 보유하는 동안 지방세, 팔 때 양도세까지 중과(重科)하고 있다.

물론 청주에도 아파트값이 폭등한 지역이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방사광가속기가 들어오는 오창이다. 일부 신축 아파트는 몇억씩 올랐다는 소문이니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해 세금을 중과해도 할 말이 없다.

문제는 아파트값이 오르지도 않았는데도 행정구역이 같다는 이유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놓고 각종 세금을 중과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오창과 같은 청원구이지만 20~30년 전에 지은 우암·내덕·율량동 등의 아파트는 값이 오르지 않았지만 각종 세금을 중과하고 있다.

싸움구경을 하고 있는데 조폭으로 잡혀가서 구속당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억울한 세금을 물어야 하는 주민이 아파트값이 올라서 좋아하는 주민보다 훨씬 많다는 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게 잘못이라는 증거다.

남들은 아파트값이 올랐다고 좋아하지만 내 아파트는 값이 떨어져서 속이 상한데 보상은 고사하고 벌금까지 물리는 격이다. 누군가 이렇게 억울한 사람을 구해줘야만 문명사회 아닌가.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지방의원 등이 다 이런 일을 하라고 뽑은 사람이다. 몇 번 해제를 건의하는 척하더니 지금은 얘기도 꺼내지 않고 있다. 남의 일이라서 그럴 것이다.

대부분 청주 집을 팔아서 서울에 집을 사놓았으니 청주가 조정대상으로 묶이든 말든 상관치 않는 것이다. 은근히 서울집값이 오르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소문이다.

이보다 더한 일도 있다. 모든 부동산 세금의 중과 기준인 1가구 1주택의 개념이 부자 중심이라는 것이다. 청주에서 30평 아파트는 3억 정도 하지만 서울 강남에서는 40억을 호가한다. 40억 아파트를 갖고 있어도 1주택이고 3억짜리도 1주택이다.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살기 위해 한 사람이 많은 주택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게 다주택자 중과제도일 것이다. 당연히 전국 주택 가격 평균치를 1주택으로 해서 다주택 수를 산정해야 할 것이다.

가령 주택평균 가격이 1억이라면 강남의 40억 아파트는 40채를 갖은 것이지만 단양의 5천만 원짜리는 2분의 1만 갖은 것이다.

건보료는 재산 상태에 따라 부과한다는 면에서 부동산 세제와 비슷한 면이 있다. 집 한 채를 갖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최저임금을 받으면 한 달 건보료가 3, 4만원에 불과하지만 퇴직하면 4, 5배 오르는 구조다.

퇴직하면 소득이 줄어드는 데 어떻게 건보료가 오를 수 있느냐고 항의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부동산 세제만큼 문제가 심각하지만 역대 정권이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고치지 않고 있다. 우는 아이에게 젖 준다는 속담처럼 울지 않으니 젖줄 생각조차 않는 것이다.

역사는 조선이 쇠락한 이유로 삼정의 문란을 꼽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갑자기 쇠락하는 것도 세제가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민심 때문일 것이다. 서울에선 종부세 때문에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지만 지방에선 종부세 좀 내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울부짖는다.

떼돈을 번 사람에게 중과해야 서울 집을 팔고 지방으로 내려올 텐데 먹튀 기회를 주고 있다. 표가 무서워 서울도 죽이고 지방도 죽이는 정책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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