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감히 대통령을 돈으로 사겠다구"

최종웅의 세상타령

  • 웹출고시간2021.12.14 17:25:23
  • 최종수정2021.12.14 17:25:23

최종웅

소설가

# "국가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습니다." 39세의 노총각은 신문광고를 보면서 솔깃한 기분을 느낀다.

도둑놈만 잡을 수 있다면 그 아까운 세금을 서민을 위해서 쓸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답이라도 하듯 눈길을 끄는 문구가 있다. 누구든 결혼하면 3억 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 많은 돈을 그냥 주는 걸까. 결혼자금으로 1억 원, 주택자금으로 2억 원씩 주겠다는 것이다. 노총각의 표정이 실망으로 바뀐다. 결국 융자를 해주겠다는 것인데 내가 무슨 담보가 있나.

그게 아니다. 무담보 무보증 무이자라는 것이다. 공돈이나 마찬가지다. 드디어 결혼을 할 수 있게 됐다.

허경영이 대통령에 당선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취임 후 2개월 내에 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노총각은 설레는 기분으로 핸드폰을 꺼내든다.

# 이 광고를 보고 놀라는 여자도 있다. 애를 낳으면 출산수당을 5천만 원씩 주겠다는 것이다.

결혼 3년이 지났는데도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시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다.

키울 능력도 없으면서 낳기만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게 그녀의 주장이고, 저 먹을 것은 타고 난다는 게 시어머니의 반박이다.

여자의 표정이 밝아진다. 출산 수당을 줄 뿐만 아니라 매월 100만 원씩의 육아수당까지 주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10살 때까지 100만 원씩 주겠다는 것이니 애를 낳는 게 아니라 취직을 하는 것이다.

이런 소식을 친구들도 알고 있을까? 얼른 소문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옷을 갈아입는다.

# 노인은 오늘도 할일이 없다. 집에서 신문이나 뒤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묵은 신문을 꺼내든다.

18세 이상 국민에게 코로나 긴급 생계지원금으로 1억 원씩 주겠다는 광고가 눈에 뜨인다.

흙 파서 정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만든단 말인가. 노인은 "사랑을 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 너 혼자 지키려는 순정의 등불"이란 노래를 중얼거린다.

대통령을 국민이 뽑으니까 돈으로 표를 사려는 후보도 있다는 뜻이다. 문득 정주영 생각이 난다.

돈은 엄청나게 벌었지만, 돈으로도 할 수 없는 게 있었다. 바로 대통령이다. 그 한을 풀기 위해서 대통령에 출마했다. 돈은 권력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만 확인한 채 세상을 뜨고 말았다.

정주영 같은 사람이 또 나타난 것이다. 정주영은 진짜로 돈이 많았으니까 공약을 믿을 수 있었다.

허경영은 기업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무역을 하는 사람도 아니다.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만들겠다는 것인가.

국가예산을 절약해서 100조 원, 36가지 세금을 통합해서 100조 원, 재산비례 벌금으로 100조 원, 고소득자 탈세방지로 100조 원 등 총 500조 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주영과는 다른 사람이다. 봉이 김선달이 떠오른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솜씨로 500조 원을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

그 재주가 홍길동 못지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신문을 본다. 그 바로 밑에도 엄청난 광고가 있다.

18세 이상 국민에게 매달 150만 원씩을 주겠다는 것이다. 노인은 가슴이 뛴다. 1억 원을 목돈으로 받는데다 매달 150만 원씩도 준다는 것이다. 노인은 맑게 갠 겨울하늘을 바라보며 씽긋 웃는다.

이때 휴대폰 소리가 난다. 휴대폰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가슴이 뛰는 것을 억제하면서 전화를 받는다.

만약 허경영이 당선되면 노인은 다 팔자가 피는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현관을 나선다,

# 김 과장은 신문을 뒤적이다가 눈을 번쩍 뜬다. TV토론서 허경영 공중부양 하나?란 제목이 흥미로워서다.

지금까진 대선후보 여론조사를 할 때 허경영을 넣지 않았지만 요즘처럼 신문광고를 해서 지지율이 오르면 안 넣을 수도 없을 것이다.

만약 허경영이 TV토론에 나오면 어떻게 될까? 혹시 원조 논쟁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물론 제자가 스승을 추월하는 청출어람(靑出於藍)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내 돈 주는 거 아닌데 배포 큰 놈이 이기는 경쟁 아닌가. 김 과장은 이러다가 나라가 거덜 나는 것은 순식간이겠다고 걱정하면서 혀를 찬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