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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1.11 16:19:34
  • 최종수정2022.01.11 16:19:33

최종웅

소설가

윤석열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사기당한 기분이 든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재명 후보에게 10% 이상 앞서던 지지율이 허망하게 역전당했기 때문이다.

이러다간 안철수에게까지 추월당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감출 수 없다. 무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사기당했다는 기분을 느끼는 것은 윤석열만 잡으면 횡재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기당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공짜를 바라는 심리가 강하다. 1천 원짜리 물건을 100원에 판다고 하면 반드시 이유가 있다. 훔친 물건이거나 품질에 하자가 있는 것이다.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고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로 부상하기 시작할 무렵 보수는 정권교체를 할 만한 인물이 전혀 없었다,

이낙연 이재명 등 민주당 후보가 독주하는 상태였다. 정권교체 열망은 불타고 있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일 야당 후보가 전무했으니 오죽 답답했겠는가. 이런 때 윤석열이 나타나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1, 2위를 다투고 있으니 누군들 탐내지 않을 수 있었겠나.

윤석열만 잡으면 좌파정권을 종식할 수 있을 것이란 성급함이 바로 공짜심리였다. 어떻게든 후보를 키워서 정권교체를 하자는 생각을 포기하고 윤석열을 잡아서 쉽게 정권교체를 하고 싶은 심리가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허둥지둥 윤석열을 영입해 경선을 치르면서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대통령을 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느냐는 의구심이었다. 토론을 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깊어지곤 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이 있어야 하고, 이 시대가 안고 있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견을 정연하게 발표할 수 있어야 하는 게 기본이다. 그것이 분명치가 않았다.

상대 후보가 질문하면 동문서답을 하거나 허둥대기 일쑤였다. 홍준표 유승민 후보 등이 희롱하듯 장난을 쳐도 대응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이재명과 붙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선뜻 자질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던 것은 정권교체 열망이 워낙 강했고, 윤석열이 유일한 대안이었기 때문이다.

상대를 설득할만한 언변이 없으면 리더십이라도 있어야 당을 장악할 수 있을 게 아닌가.

윤석열을 당선시키기 위해 총대를 메야할 이준석 대표가 툭하면 언론에 나가 당내문제를 까발리고 다녀도 관리하지 못하더니 결국 가출사건까지 벌어지면서 10% 이상 앞서던 지지율이 접전상태가 되고 말았다.

여기에 김종인까지 가세함으로써 겨우 접전상태를 유지하던 지지율이 급락해 10% 이상 뒤지는 상태가 되면서 안철수가 대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이준석과 김종인이 후보를 허수아비 취급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함으로써 파국으로 치달아도 해결하지 못하다가 의원들이 나서면서 겨우 수습할 수 있었다.

우리가 사기를 당하면 어떻게 하는가. 경찰에 고소해서 범인을 잡아달라고 한다. 국민은 하소연할 데도 없다. 윤석열이 대통령에 나오겠다고 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을 부추겨 입당시켰고, 대통령 후보로 뽑았으니 윤석열이 사기를 친 게 아니라 우리가 사기를 쳐달라고 청한 꼴이다.

정확히 말하면 오판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을 못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피해는 어떻게 한단 말인가.

돌이켜보면 국민도 책임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검증도 하지 않고 국민의힘 장단에 놀아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사기죄의 정범이라면 국민은 종범이다.

윤석열도 책임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부화뇌동한 죄다. 대통령 준비가 안 되었으면 아무리 권유해도 출마하지 말았어야 했다.

천신만고 끝에 윤석열이 당선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국정은 당을 장악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자질 없는 대통령은 자칫 나라를 망칠 수도 있다.

결국 대안을 찾는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안철수와 단일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머뭇거리다간 공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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