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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충북서 홀대받는 최석정 업적

최종웅의 세상타령

  • 웹출고시간2021.12.21 16:55:11
  • 최종수정2021.12.21 16:55:11

최종웅

소설가

청주의 상징은 직지다. 어디를 가든 직지를 알리는 홍보물이 넘친다. 왜 그토록 집착하는 걸까? 청주에서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어 '직지심체요절'이란 책을 인쇄했는데 서양보다 78년 앞섰기 때문이다. 만약 청주에 직지만큼 소중한 유산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얼마 전 청주 MBC에서 '최석정을 아십니까?'라는 뉴스를 보도했는데, 직지만큼 소중한 조합수학을 세계 최초로 창시했다는 내용이라서 소개한다.

"첨단산업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수학 원리를 충북과 연관된 조선시대 한 재상이 서양보다 61년 앞서 만든 사실을 아십니까? 그 주인공인 최석정의 수학적 업적이 최근 중앙에서 활발하게 조명 받고 있지만 정작 지역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병자호란 당시 주화론을 폈던 최명길의 손자로 영의정을 8번이나 지낸 명재상 최석정이 주인공입니다. 그는 말년에 진천에서 후학을 가르치다가 청주 북이면 대율리에 묻혔습니다. 문인이었지만 천재 수학자이기도 했습니다. 반도체, 방사광가속기, 통신 등 첨단산업에 활용되는 조합수학은 그가 저술한 수학책인 '구수략(九數略)'에 나오는 '9차 직교라틴방진'으로 세계 최초로 조합수학을 창시한 것입니다. 최초 발표자로 알려졌던 스위스 '오일러'보다도 61년 앞섰습니다.

한상근 KAIST 교수는 "다행히도 이분이 저서를 남겼고, 그 책에다가 내가 최초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61년 뒤에 오일러가 그것을 발표했으니까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석정의 9차 직교라틴방진은 1990년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993년 국내 학술지에 논문이 실리고, 2007년 조합론 디자인 편람에 게재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지난 2018년에는 KAIST에 최석정 강의실이 만들어졌습니다.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최석정 상도 제정돼 올해 처음으로 시상했습니다. 학계에서는 최석정 연구소 설립 등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변재일 의원은 "우리 지역출신 최석정 선현에 대한 자부심도 가지게 되고, 수학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보물로 지정된 최석정 초상화는 2014년 후손이 청주박물관에 기증해 소장돼 있고, 최석정 묘소는 충북 유형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그의 수학적 업적은 충북자연과학교육원의 학생대상체험센터를 제외하면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천에 설치돼 있는 최석정 현판에도 수학적 업적은 소개돼 있지 않습니다. 충북 문화유산 디지털 아카이브에도 '구수략'을 저술했다는 간단한 설명만 있을 뿐입니다. 방사광가속기 시대를 앞두고 있는 충북이 천재 수학자 최석정의 고장이란 사실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이 청주 MBC가 보도한 요지다.

문제는 최석정이 저술했다는 '구수략'이 어떤 내용인지 거의 모른다는 사실이다. 서양보다 61년 앞서 발표함으로써 조합수학의 창시자란 사실만 알려졌을 뿐이다. 직지가 그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도 서양보다 78년 앞섰기 때문이란 공통점이 있다.

두 번째 문제점은 청주 진천 등 충청권에도 그의 발자취를 찾을 수 있지만 단편적인데다 연관성도 없다는 점이다. 충북자연과학교육원에 체험센터가 있고, 진천에 현판, 충북 문화유산 디지털 아카이브에도 간단한 설명이 있지만 일반인은 거의 알지 못한다. 최석정이 세계 최초로 구수략이란 책으로 조합수학을 창시했고, 그 공적이 직지에 버금갈 만큼 위대한 것이지만 정작 지역사회는 그의 존재도 모르고 있다.

충북도 차원에서 적극적인 선양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구수략을 전공한 학자를 초청해 구수략이 왜 중요한지, 첨단과학에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등을 토론하는 학술행사가 급하다.

그의 묘소는 최명길 묘에서 400여 m 떨어져 있지만 차가 진입할 수 없는데다 참배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잡초가 우거져있다. 어떻게 천재 수학자의 묘소라고 할 수 있나? 세계적인 수학자의 업적을 빛낼 대책이 급하다는 여론이 확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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