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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0.13 14:56:51
  • 최종수정2020.10.13 14:56:51

최종웅

소설가

요즘 청주에서는 정정순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관한 얘기만 나오면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차마 얘기를 못 하겠다는 뜻이다. 천신만고 끝에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는데, 제대로 일도 못 해보고 위기를 맞은 모습이 애처롭기 때문이다.

그것도 외부에서 고발한 것도 아니다. 회계책임자가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고 까발린 것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지역사회 입장은 더욱 착잡하다. 어떻게 조직을 관리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고 항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면서도, 설마 의원직이야 잃겠느냐는 생각을 했던 게 사실이다.

선거캠프 관계자가 구속·기소됐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자칫 의원직도 잃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소리가 높았다.

정 의원이 검찰소환에 불응한다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는 뉴스가 터졌다.

검찰이 8번이나 불렀는데 한 번도 나오지 않는 바람에 부득이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에서 체포의 필요성을 인정해 국회에 체포동의서를 보냈다는 것이다.

검찰이 고민정 이수진 등 여당 의원에게 줄줄이 불기소 처분을 하면서 유독 정 의원에겐 체포영장까지 청구한 것은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라며 체념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민주당 정권이 소속의원의 선거부정을 보호하기 위해 방탄 국회를 운영하겠느냐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지만 체포동의안은 사실상 무산되고 있다.

실제로 김태년 원내대표는 원칙대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시사하면서, 검찰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는 게 최선이라는 말을 흘리기까지 했다.

정정순 의원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지 않으면 국회법에 따라서 28일 본회의 보고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내에 표결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검찰이 기소할 수 있는 시한을 넘기게 된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6개월 내에 기소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공소시효가 10월 15일 끝나기 때문이다.

표결처리할 의미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국정감사 등으로 바쁜 시기에 원 포인트 국회를 열 가능성도 높지 않다.

원 포인트 국회를 연다고 해도 무기명 비밀투표로 처리하기 때문에 찬반을 속단할 수는 없다.

여당이 체포동의안을 불리한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는 기류도 일부 있지만 사실상 본회의를 열 수 없기 때문에 아무 소용도 없게 되었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 전에 체포동의안이 처리되지 않더라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정정순 의원은 자신을 고발한 회계책임자 등을 경찰에 맞고발한 상태다. 고발 사유는 당선무효 유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이다. 당선무효를 유도하기 위해 스파이를 심었다는 뜻이다.

결국 정 의원 사건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이며, 대법원 선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어서 어떻게 변할지 속단할 수도 없다.

이런 뉴스를 보면서 정정순 의원이 지켜야할 가치는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이 아니라 착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돌이켜보면 정정순 의원이 4,15 총선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착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사람이 많다.

정정순은 회계부정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며, 검찰소환에 불응하는 데도 자녀결혼 정기국회 등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는 것이다.

정정순 의원은 민주당 공천으로 출마해 당선되었지만 민주당 의원 같지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대학시절 시위를 주도한 것도 아니고, 개혁성향의 의정활동에 치중한 것도 아니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를 수 있는 인품을 지녔다는 뜻이다.

모든 사람은 언제든 사법의 칼날 위에 설 수도 있는 운명이고, 순식간에 전과자로 전락할 수도 있는 게 세상살이의 비정함이다.

세상이 인정해주는 자신의 가치가 무엇이며, 그 가치를 어떻게 지키느냐는 게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는 이유다.

이것은 정정순 의원에게 하는 충고일 수도 있지만, 정정순을 지지한 후 허탈해 하는 지역사회에 던지는 위로의 말일 수도 있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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