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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웅

소설가

얼마 전,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주에 전셋집을 얻었다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그 기사를 보면서 많은 사람이 차기 충북지사를 노리고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란 상상을 했을 수도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한 사람이 겨우 고향 도백을 꿈꾸는 게 옹색해 보일 수도 있다.

중앙에서 국가 발전을 자문할 수 있는 원로자리를 찾는 게 비서실장다운 꿈이 아니냐고 힐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노영민 비서실장이 차기 충북지사를 준비한다는 기사를 보면서 연상되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4· 15 총선에서 참패하고, 지금까지 정치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정우택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다.

왜냐하면 노영민 실장이 충북지사 후보로 나올 경우 그와 경쟁할 수 있는 대항마가 필요한데, 아무리 찾아봐도 정우택만한 인물이 없어서다.

이종배 의원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충주 출신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자칫 선거가 청주·충주 간의 지역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정우택은 지역에서 4선 국회의원을 한데다 충북지사도 역임했고,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지냈으니 충북을 포괄할 수 있는 인물이다.

중앙 정치판에서도 그만한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율이 5%도 안 되었을 때 중앙당 원내대표로 선출되어 무너지는 당을 추스르면서 대선까지 치러냈다.

충북지사 시절부터 자신의 꿈은 대권도전이라고 공언해 왔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그에게 원내대표는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5선 고지는 그렇게 험난해 보이지 않았다.

비극은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그에게 안전한 지역구보다는 험지에 가서 신승(辛勝)함으로써 한 석이라도 보태라는 중앙당의 명을 거역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4선 의원을 한데다 도지사까지 했는데 그깟 개울 건너 흥덕구에서 수모야 당하겠느냐는 자신감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참패한 것이다. 그로부터 5개월 남짓 죽은 듯이 지냈다. 일체의 정치활동을 중단했다.

단 한 번, 중앙당 전국위원회 의장으로서 새 당명과 정강정책을 결정하는 대회를 주관한 것 말고는 뉴스에 잡힌 게 없다.

네이버나 다음에서 정우택을 검색해 보면 2020년 9월 2일 자로 정지되어 있다. 그만큼 정치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요즘은 무엇을 하며 지낼까? 이대로 정계를 은퇴하고 마는 걸까? 온갖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전화를 걸어보면 전원이 꺼져있다는 말만 나온다.

이 사람 저 사람을 통해서 들은 소문을 종합해 보면 서울에 사무실을 내고 책도 보고 친구도 만난다는 것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중앙당 인사들과 간간이 교류도 한다는 것이다.

이대로 정계를 은퇴하기엔 60대 후반의 나이가 너무 젊고, 그동안 닦아놓은 인맥도 아깝다.

더구나 차기 충북지사 선거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박덕흠 의원의 탈당 등으로 빈사상태에 빠진 충북에서 보수 야당을 재건할 수 있느냐의 시험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우택은 충북도내 구석구석을 꿰뚫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부 북부 남부를 막론하고 지지기반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특성도 있다.

이런 장점은 도지사를 지내지 않고는 갖출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중앙당에서 가만히 둘 리가 없을 것이다.

만약 정우택이 노영민 때문에 정치를 재개하는 인연이 생긴다면, 이시종 때문에 충북지사 재선에 실패하고 국회로 방향을 틀어 4선을 하는 전기가 되었듯이, 그의 정치 행로가 어디로 흘러갈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아무튼 정우택의 침묵은 어떤 식으로든 끝날 때가 가까워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냐고 다그치는 소리가 높아가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유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자못 궁금하다. 정우택도 충북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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