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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9.03 17:57:12
  • 최종수정2019.09.03 17:57:12

최종웅

소설가

 서민은 정치를 잘 모르는 게 정상이다. 시시콜콜 정치를 따지는 것은 그만큼 민생이 불안하다는 뜻이다.
 요즘처럼 서민이 나라 걱정을 많이 하는 세상을 본 적이 없다. 서민이 나라를 걱정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것은 민도가 높아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아무튼 요즘 들어 친구들의 전화를 받는 일이 잦아졌다. 그 이유는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얼마 전 한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저녁에 만나자는 것이었다. 낮 시간도 많은데 하필 밤에 만나느냐면서 낮에 만나자고 했다.

 오늘 저녁에 꼭 만나야 한다는 소릴 듣고 더 이상 연기 하잘 수가 없었다. 중요한 일이 있는가보라고 걱정하며 약속 장소에 나갔다.

 무슨 일이냐고 다급히 묻는 내게 얘기가 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나라 걱정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마음 맞는 사람과 얘기라도 실컷 해야 걱정이 좀 가실 것 같아서 만나자고 했다는 것이다.

 요즘 만나는 사람은 다들 이렇다. 나이는 60, 70대이고, 퇴직하고 몇 년째 무위도식하는 노인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나라 걱정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금방 나라가 망하는 것 같다고 걱정한다.

 어떻게 이룩한 대한민국인데 이렇게 망하게 둘 수는 없는 게 아니냐고 반문한다. 다시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울부짖는 사람도 있다.

 사실 그렇다. 어떻게 난로 하나 없이 혹독한 추위를 견디겠는가. 어떻게 에어컨도 없이 찌는 듯한 더위를 견디겠는가. 차비가 없어서 내수 오창 옥산 등지에서 청주 학교까지 30, 40리를 걸어갈 수 있겠는가. 해가 짧은 겨울에 점심은 굶고 저녁을 일찍 해 먹고는 긴긴 겨울밤을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 떠오르는 가요가 있다. "다시 가라 하면 나는 못 가네. 마디마디 서러워서 나는 못 가네…."

 그렇다. 그땐 얼떨결에 견딘 것이다,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으니까 견뎌냈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차이를 알기 때문이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피할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에어컨만 켜면 금방 땀이 가신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청주까지 30, 40리 길을 차만 타면 금방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데 어떻게 터벅터벅 걸어갈 수 있겠는가.

 노력하지 않으면 도둑질을 하는 수밖에 없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랑이 잘 먹듯이 굶는 것도 해본 사람이나 할 수 있다.

 사흘 굶어서 도둑질 않는 사람이 없다는 속담도 있다. 굶고서도 일을 한다는 것은 아무나 못하지만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나라가 망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 구경만 하고 있어도 되는 걸까?

 아니다. 그럴 순 없다.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침묵하는 자는 공범이란 말도 있지 않나.

 외환위기 때처럼 금 모으기 운동이라도 한다면 장롱 속에 감춰 뒀던 돌 반지라도 꺼내놓겠다.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면 그것도 감수할 각오가 돼 있다. 정부가 방향을 정해 놓고 따라오라면 무엇이든 다 하겠다. 문제는 누구도 무엇을 어떻게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서민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을 치면서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 무엇부터 해야 하느냐고 묻지만 정작 대통령은 태평하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한데 가짜 뉴스나 허위정보가 과장된 전망을 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운다고 비난한다.

 서민들의 나라 걱정을 가짜 뉴스로 치부하는 것이다.

 진짜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환자가 병이 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약국을 가든 병원엘 가든 할 게 아닌가.

 기가 막힌 일이다. 그렇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어떻게든 나라가 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위정자들은 자꾸 망할 것 같은 식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

 이심전심일까? 답답한 사람들이 주말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학생들까지 촛불을 들고 나서고 있다.

 반드시 반정부 시위를 하자는 게 아니다. 나라를 살리는 일이라면 친정부 시위라도 하자는 것이다.

 무슨 짓이든 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을 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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