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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2.11 17:33:47
  • 최종수정2018.12.11 19:46:00

최종웅

소설가

 며칠 전 지역 뉴스를 보던 사람은 깜짝 놀랐을 것이다. 김병우 교육감이 격양된 어조로 이시종 지사를 공격했기 때문이다. 고교무상급식, 자사고, 잡 월드 등 충북도와 갈등 중인 문제에 대해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결국 도가 양보하는 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명문고 해석 차이 등 후유증은 여전해 보인다. 도지사와 교육감의 대립 후유증도 적잖은데 한범덕 청주시장까지 야구장 공약파기 문제 등으로 이시종 지사와 불편하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란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도지사, 교육감, 청주시장이 모두 진보성향이니 찰떡공조를 과시해야 할 텐데 어째서 진보 도지사와 보수 교육감, 청주시장일 때보다 갈등이 심하냐는 것도 의문이다.

 주민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지금이 밥그릇 싸움이나 할 만큼 한가한 때냐는 당혹감이다. 지역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졌고, 당장 혹한을 견디는 문제로 안간힘을 쓰는 데 핵심 기관장이 갈등 중이라니 얼마나 한심하겠는가.

 도지사와 교육감의 대립을 분석해 보면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다. 고교무상급식을 지방선거에 활용하는 데까지는 공조했지만 막상 누가 돈을 더 많이 댈 것이냐는 문제로 갈등하는 것은 예견된 일이다.

 도지사 교육감 등을 중앙에서 임명하던 시절에는 중앙의 지시 한마디면 끝날 문제였다. 지금은 모든 권력이 주민으로부터 나오는 자치시대이니 중앙보다 주민을 더 의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충분히 대화로 해결할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벼랑끝 전술을 펼치다가 합의한 극단주의다.

 느닷없이 김병우 교육감이 이시종 지사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더니 시민단체의 압박도 격렬해졌다. 학부모 연합회가 도지사에게 부담금을 늘리라는 회견을 하더니 도의회에는 무상급식 예산심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학교급식법 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시종 지사라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시민단체 총연합회가 명문 자사고 유치가 필요하다는 회견으로 반격을 시작했다. 김병우 교육감이 파상적인 공세를 퍼부었으니 이시종 지사도 어떤 식이든 반격할 것이라고 긴장했지만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이시종 지사와 한범덕 시장의 갈등을 야구장 공약파기 등으로 보지만 현안 타개를 위한 공조가 잘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지금 청주권은 유례없는 변혁기를 맞고 있다. 행정도시에 편승하면 행정수도 경제권으로 도약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행정수도에 흡수돼 퇴보할 수도 있다.

 도지사와 시장이 힘을 합해도 극복하기 힘든 상황에서 서로 소 닭 보듯 한다는 게 문제다. 요즘 문제가 되는 오송역과 청주공항의 관문역할도 불구경하듯 소극적이라는 여론이다.

 사실 세종역을 신설하자는 여론이 번지는 것도, 새만금 공항을 만들자는 주장이 급물살을 타는 것도 충북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오송역은 국내 유일의 분기역이란 명성만 요란할 뿐이지 허허벌판에 역사만 덩그렇게 서 있는 상태다. 그 황량한 오송역을 이용하다가 보면 세종역 설치를 주장하지 않을 수 없다.

 청주공항도 마찬가지다. 국제공항이라고 말하기가 민망할 정도지만 아직도 활주로 확장, 모기지 항공사 설립 등은 요원하다.

 중부고속도로 문제는 더 심각하다. 청주에 가까워질수록 고속도로인지 일반국도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이시종 지사가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청주시장이 공조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지방화 시대일수록 자치단체 간에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중앙의 역할이 필요하지만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도 문제다. 중앙의 역할이 미흡하면 지방에서라도 갈등해소 노력을 해야 할 텐데 편을 갈라 싸우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예로부터 도지사를 한 고을의 사또에 비유했다. 지역 어른이라는 뜻이다. 그 이유는 도지사가 갖고 있는 막강한 행정권과 재정력 때문이다. 도지사가 제 역할을 못하면 지역사회가 불안하다. 김병우 교육감의 도지사 공격도 볼썽사나웠다.

 이시종 지사가 양보함으로써 '각자도생 충북'이란 야유를 듣지 않게 됐지만 후유증은 적잖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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