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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5.05 15:23:10
  • 최종수정2020.05.05 15:23:10

최종웅

소설가

큰일 났다.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다했어도 부족했을 텐데 몇 년 동안 선거에 팔려있었다.

아무리 선거가 경제를 망쳤다고 해도 코로나만 아니면 이 지경은 안됐을 것이다.

원래 경제는 병이 들어있었다. 온실에 있던 화초를 갑자기 밖에 내놓은 것처럼 적응을 못했다.

경제도 벅찬데 코로나에다 선거까지 겹쳤으니 삼재(三災)가 들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삼재란 무엇인가? 하늘 땅 사람이 힘을 합쳐서 못 살게 군다는 뜻이다. 하늘만 훼방을 놔도 못살 텐데 땅까지 난리를 치는 꼴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이웃이라도 도와줘야 살길이 열릴 게 아닌가.

이웃사촌까지 합세해 못살게 구니 어떻게 살 수가 있겠는가. 지금 우리 처지가 이렇다는 뜻이다.

문제는 삼재 중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극성스럽다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그래서 인간을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했던 것이다.

사람만 만나면 병이 들거나 죽으니 도무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죽지 못해 사는 삶이 오죽하겠는가.

절간의 스님처럼 혼자 살다가 우연히 접한 게 바로 김동인의 소설 '감자'였다.

남편은 38살이고 아내는 18살이다. 20살 차이가 나는 부부가 살길을 찾아서 서울에 올라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집을 구할 수가 없어서 변두리 야산에 움막을 지었으나 먹을거리가 있을 리 없었다. 남편은 아내에게 지게 살 돈만 구해오면 자기가 나가서 돈을 벌겠다고 달랜다.

아내는 지게 살 돈 30전을 벌기 위해서 비럭질에 나서지만 사지가 멀쩡한 여자가 동냥을 하느냐고 호통만 당한다.

어느 날 이웃 여자의 소개로 쉽게 돈 버는 세상에 눈을 뜬다. 송충이 잡이에 나가서 감독한테 몸을 파는 일을 배운다. 돈 많은 영감에게 돈을 꾸면서 담보로 몸을 제공하는 것도 알게 된다.

농장에서 감자 캐는 일을 하다가 중국인 농장주와 눈이 맞는다. 아내의 이런 짓을 눈치 챈 남편은 이를 말리기는커녕 은근히 즐긴다.

아내는 중국인을 홀려서 우려 낸 돈을 차곡차곡 모으면서 고향으로 돌아갈 꿈을 키운다.

조금만 더 모으면 금의환향할 것이라고 흐뭇해할 때 파멸이 찾아온다. 중국인이 젊은 여자와 결혼한다는 소문을 들은 것이다.

분을 참지 못한 아내는 칼을 들고 신방을 찾아가 몸부림치다가 중국인에게 살해당한다.

중국인은 돈으로 의사를 매수해 병으로 죽은 것으로 처리해 버린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난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비참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난은 육체적인 고통만 수반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본성까지 파괴해 버린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젊은 아내가 몸을 파는 것을 알면서도 은근히 부추기는 남편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중국인이 젊은 여자와 결혼한다는 소문을 듣고 쫓아간 아내가 살해당하지만 남편은 복수는커녕 돈벌이 기회로 삼는다.

가난하면 누구에게 살해당해도 병사로 처리된다는 사실도 알려 준 것이다.

우린 5천년 역사에서 지금처럼 잘 사는 시절이 없었다. 잠깐 동안이나마 우리의 상전이었던 중국을 따돌린 것이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일본도 따라잡을 수 있는 상태다. 경제적으로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확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어떻게든 일본을 따라잡고 중국에 추월당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그 순서가 뒤집히면 우린 가난의 수렁으로 빠져 들 수밖에 없다.

그 순서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다. 국민의 지도자라면 어떻게 하면 그 순서를 지킬 수 있느냐는 방법을 제시하고 국민을 일사불란하게 단결시켜야 한다.

우린 그런 말을 하는 지도자를 보지 못했다. 지난 총선은 돈 쓰기 경쟁을 하는 선거였다.

18세 이상 국민에게 한 달에 150만 원씩 주겠다는 정당이 등장했을 정도다. 이러고도 어떻게 그 순서를 지킬 수 있겠는가.

움막집에서 엄동설한을 견디면서 젊은 아내가 몸을 팔러 나가지 않는다고 눈치를 주는 남편 모습이 자꾸 어른거린다.

남의 일 같지 않아서다. 우리의 미래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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