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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9.18 19:38:01
  • 최종수정2018.09.18 19:38:01

최종웅

소설가

청주시내서 일부 중심도로를 제외한 2차선이나 중앙선이 없는 골목길을 운전하다보면 면허 시험을 보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경우가 많다.

도로의 양쪽에 빼곡히 주차해 있는 차들 때문에 도저히 마주 오는 차와 교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간에서 두 대의 차가 마주치면 앞으로 나갈 수도 없고 되돌아갈 수도 없다.

그래서 저쪽에서 차가 들어오려고 하면 라이트를 켜서 신호를 보낸다. 다급한 신호에도 차는 들어오고 중간에서 마주친 차가 서로 비키라고 신경전을 벌이기 일쑤다.

이렇게 3, 4분 버티다가 보면 앞뒤에서 클랙슨 소리가 들린다. 말싸움을 하다가 멱살잡이로 이어지고 경찰 조사를 받고 끝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고난도 운전기술을 발휘해야만 한다.

마술 같은 운전기술로 양쪽에 주차한 차량 틈으로 피해 마주 오는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해주거나, 뒤로 20~30m를 후진해야 한다. 그때마다 진땀이 난다. 자칫 다른 차량을 긁기라도 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운전면허 시험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불평하면서 도대체 한범덕 시장의 시정목표가

'함께 웃는 청주'라고 하면서 어떻게 웃을 수 있느냐고 볼멘소릴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라도 해서 교행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싸움이 벌어진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자칫 아들 같은 놈에게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선 상황파악을 정확히 해야 한다.

우락부락하게 생긴 놈을 보면 무조건 참아야 한다. 노약자를 만나면 상한 속을 풀기라도 하듯 악을 쓰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명절 같은 경우만 있는 게 아니다. 일 년 365일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진다.

이런 일을 당할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정종택 전 충북지사다. 그가 40대 때 충북지사로 부임해서 지역사회를 놀라게 한 일이 많다. 그때만 해도 주차 문제보다는 조기 청소가 핵심 임무였다. 

새벽에 청주 충주 제천서 청소를 하고 출근해 참모회의를 했다는 일화는 아직도 유명하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일을 했다는 뜻이다. 지금 충북지사나 청주시장이 그렇게 정열을 불태워야할 대상은 무엇일까·

청년실업 등 수많은 과제가 있지만 주차전쟁을 해소하는 일도 그에 못지않은 과제일 것이다. 우선은 한쪽 면 주차운동을 벌여야할 것이다. 그것만 잘해도 청주시내서 운전하기가 면허시험 보는 것만큼 어렵다는 말은 없어질 것어다.

그것만 잘해도 운전을 하기 위해선 싸움을 잘해야 한다는 소리도 듣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는 자기 점포나 집 앞에 차를 대지 못하도록 방해물을 갖다놓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자기 식당 앞에 다른 차가 주차하면 내 손님이 주차를 못하고, 내 집 앞에 남의 차가 주차하면 내 차가 주차할 수 없는 고충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돌덩이, 폐타이어, 간판 등을 갖다 놓음으로써 교통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사람이나 차를 다치게 할 수는 수 없다. 청주시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런 갈등을 풀라는 게 아닌가. 당연히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하고, 그 기준에 따라 철저히 단속해서 주민 간에 싸움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기본임무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또 있다. 주차장을 획기적으로 확충하는 것이다. 공한지 활용 등 최선을 다해도 수용능력이 부족하면 신규 등록을 금지해야할 만큼 주차 문제는 심각하다.

최일선에서 이런 일을 해야할 주민센터는 댄스나 노래교실 운영에 팔려있다. 교육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수십억 원씩 투자하여 주민센터도 신축하고 있다. 이에 비해 주민교육을 담당하는 일선 학교는 교실이 남아돌아 폐교하거나 용도를 전환하고 있다.

국민교육이라는 목표를 위해 일하는 두 기관이 똑같은 일을 하기위해 한쪽은 돈을 쓰고 한쪽은 돈을 버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일은 비단 청주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국적인 현상이다.

한범덕 청주시장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건 우리가 선택한 시장이라서다. 선거 때 거리에서 손을 흔들던 열정으로 한쪽 면 주차운동을 벌일 수는 없는 걸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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