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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1.21 17:41:32
  • 최종수정2020.01.21 19:04:19

최종웅

소설가

경찰이 마침내 숙원을 풀었다. 수사권을 독립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비대화를 우려하는 여론이 높아서다.

수사권을 독립한 경찰은 그것만으로도 권력기관이다.

검찰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에 착수해서 종결까지 할 수 있으니 검찰은 물론 청와대까지 수사할 수 있다.

문제는 대통령이 공약한 권력기관 개편에는 검찰개혁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국정원의 일반 정보와 수사기능까지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정원의 대공수사 기능은 어디로 갈까?

경찰로 가야할 것이다. 그래서 경찰 권력의 비대화 우려가 높은 것이다.

지금도 경찰이 정보를 독점하는데 따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취임하자마자 검찰 인사를 단행했고, 그 인사를 하기 위해 청와대가 경찰에 검사 세평을 수집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경찰이 검사의 세평을 수집하는 게 정당한 업무인가 하는 점이다.

두 번째는 경찰이 독점하고 있는 정보를 믿을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다.

무슨 일이든 독점하면 조작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국정원의 대공수사기능을 인수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은 단순히 대공수사만 한다고 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으니 새로운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정보 및 보안 업무에 관한 기획조정권까지 갖게 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정보 및 보안업무 기획 조정권은 경찰 검찰 군 등에 분산되어있는 정보 및 보안업무를 기획하고 조정하는 권한이다.

국가의 정보수사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여러 기관이 중복활동을 하거나 사각지대로 방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문제가 되었던 특수 활동비도 국정원에서 편성해 각 부처에 배분하는 것이다.

이런 기능까지 경찰에 이양하면 경찰은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경찰은 13만 명이나 되는 인력으로 통반 조직까지 파고들 수 있는데다 수사권은 물론 정보 보안 경비 등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지금까지 경찰은 일반수사는 검찰에서, 대공 분야는 국정원에서 견제를 받았기 때문에 민중의 지팡이로 사랑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은 작은 청와대를 공약하면서 경호실을 경찰청의 일개 국으로 격하시키겠다고 했다.

군사정권 시절 경호실장은 대통령을 경호하는 단순 권력만으로도 2인자 행세를 했고, 중앙정보부장까지 무력화시키려고 하다가 10, 26이란 정변을 맞았다.

수사권 독립 경찰만으로도 대단한데 중정 기능에다 경호실 권한까지 겸한다면 그 위세는 하늘을 찌를 것이다.

다행히 문 대통령은 경호업무를 경찰에 맡기겠다는 공약을 실천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민주화가 될수록 그런 구상을 할 대통령도 있을 것이다.

경찰의 비대화를 걱정하는 것은 그 조직의 방대함 때문이기도 하다.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다고 해도 서민은 평생 검사 한번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눈만 뜨면 마주치는 게 경찰이니 민중의 지팡이일 땐 자주 볼수록 반갑지만 서민을 탄압하려 들면 숨조차 쉴 수 없을 것이다.

설령 그런 일이 있더라도 검찰이란 견제장치가 있어서 구제받을 수 있었다.

만약 검찰이 경찰을 제대로 견제할 수 없다면 국민의 인권은 보호할 방법이 없게 된다.

경찰 권력의 비대화를 걱정하는 이유가 또 있다.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우려 때문이다.

어느 정권이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권력의 뒷받침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군사정권이 국정원을 통하여 정보정치를 하다가 10,26을 맞았고, 문민시대에 접어들면서 검찰이 그 역할을 대신해 왔다.

이제 검찰의 중립화가 제기되면서 마땅히 그런 역할을 할 기관이 없다.

통치자 입장에서 보면 수사권을 독립한 경찰이 그런 일을 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권력보다 국민을 중히 여길 수 있도록 중립화를 서둘러야만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함께 자치경찰제 도입, 정보기능 축소 등 비대한 권한을 분산해야만 여론의 표적이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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