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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0.15 15:58:14
  • 최종수정2019.10.15 15:58:14

최종웅

소설가

청주시 상당구 중고개로 261번지에는 '술항아리'란 3층 건물이 있다. 이 건물로 인해서 도로가 병의 목처럼 좁아졌다.

그 좁은 길을 통과해야만 수천 세대 아파트 주민들이 출입을 할 수 있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관계기관에 진정을 했다.

청주시청과 상당구청은 물론 지역 출신 정우택 의원,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위원장, 정우철 김성택 김미자 청주시 의원 등에게도 우송했다.

무엇보다 큰 도로에서 골목으로 접어드는 길의 폭이 좁은데다 우회전을 급하게 해야 하므로 사고 위험이 높으니 회전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인도를 축소해 노폭을 넓혀달라고 했다.

장기적으로 술항아리 건물을 매입해서 로터리를 만들어 달라고도 했다.

진정서를 우송한 지 한 달 만에 상당구청에서 회신이 왔다.

큰 도로에서 골목으로 접어들 때 우회전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인도를 축소해 달라는 건의에 대해서는 가로수를 이식해야할 뿐만 아니라 정지선도 옮겨야 하는데,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야 함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6개 아파트 4천여 세대 주민들이 출입로로 이용하는 데 불편을 주는 술항아리 건물을 매입해 로터리로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해당지역을 도시계획 시설로 변경하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이 또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했다.

이 일대에 경희 덕성 우미린 뉴타운 풍림 수정 등 6개 아파트 4천여 세대가 들어선 지가 수십 년이나 되었고, 출입 불편을 호소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청주시는 아직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런 회답을 받고 주민들은 답답했다. 그렇지만 해결 할 방법이 없었다.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청사를 짓는 데는 돈을 물 쓰듯 하면서 수천 명의 진출입로를 확장하는 데는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는 불만으로 들끓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이때 정우철 청주시 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수차 현장을 방문했고. 상당구청 건설과와  산업교통과 등을 수시로 방문하여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주민들은 고맙다고 생각했다. 금천동 출신 청주시 의원이 비단 정우철 의원만 있는 게 아니고, 정우철 의원이 통행 불편을 해소하기에 적합한 건설교통위 소속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관계부서를 찾아다니면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위민의식을 보면서 지방자치가 왜 필요한 것인지, 지방의원이 무엇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등을 체감할 수 있었다.

정우철 의원의 위민의식 못지않게 중요한 것도 알 수 있었다.

청주시 행정이 주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을 위한 행정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지 꼭 5개월 만에 정우철 시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늘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공사를 시작하니 나와서 보라는 연락이었다.

공사는 너무 간단했다. 만약 개인이 이런 일을 한다면 단 두세 시간이면 충분히 완성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한 일이었다.

인도 10여 m를 축소해서 도로를 2-3평 늘리는 것이었다. 가로수나 정지선을 옮길 필요도 없었다.

이렇게 간단한 일을 하는데 무려 5개월이 소요된 것이다. 그것도 처음에는 불가능하다고 회신한 것을 정우철 시의원이 발 벗고 나서는 바람에 겨우 해결하였다.

이 일을 보면서 청주시 행정이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행정을 위한 행정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처럼 불합리한 현실이지만 주민들은 도저히 바로 잡을 수가 없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주민들이 시의원을 선출하니까 시원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지방자치가 있으니까 그나마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사례는 아주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것이지만 청주시 도시 행정의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전국 각지의 비슷한 사례를 모으면 도시행정을 혁신하고 지방의원의 역할을 표준화할 수 있는  정책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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