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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8.20 17:36:18
  • 최종수정2019.08.20 19:34:52

최종웅

소설가

검찰 공안부가 없어졌다는 소식이다. 이 소식을 들으면서 세 가지 궁금증이 들었다. 우선은 간첩이 없는 것이냐는 궁금증이다. 그렇다면 이 보다 다행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심지어 기업이나 단체 간에도 정보전쟁이 치열한데 국가 간에 정보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만약 그렇다면 태평성대가 분명하다.

문제는 대한민국은 유일한 분단국가이고, 아직도 종전이 안된 상태라는 사실이다.

휴전 중인 국가에서 적의 동향을 탐지하기 위해 간첩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실제로 북한은 적화통일을 하기 위해 핵을 개발하고 있으며, 그 핵을 운반할 미사일을 배치하기 위해 발사시험도 하고 있다.

그런 북한이 남한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첩자를 남파할 것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간첩이 없을 것이라는 상상은 비현실적이라고 결론 낼 수 있다.

어떤 식으로든지 간첩은 파견할 것이고, 그 간첩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비밀을 탐지하기 위해 노력할 게 분명하다.

만약 내가 김정은이라면 무엇을 알고 싶을까·

무엇보다 대통령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요인들의 동정이 궁금할 것이다.

이들의 동향을 정확히 탐지해 놓고 있다가 미사일 한방으로 섬멸할 수 있다면 다른 무기는 쓸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궁금한 것은 최신 무기가 포진해있는 군사시설일 것이다.

지상군을 투입할 필요도 없이 미사일로 명중시킨다면 우리의 군사력은 초토화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북한이 궁금한 것을 망라한다면 끝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궁금증이 있는데 어떻게 간첩을 파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결론은 간단하다. 남한에는 수많은 간첩이 우글거리고 있지만 눈에 뜨이지 않을 뿐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간첩을 잡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궁금증부터 풀어야할 것이다.

간첩을 못 잡는 것인가· 아니면 잡지 않는 것인가· 우리 사회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간첩을 색출하는데 국가적인 역량을 결집했다.

검찰에서 공안부하면 최고 엘리트들이 모이는 곳이고, 이곳을 거쳐야만 총장도 하고 장관도 할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수사기관이라고 다를 리가 없었다. 국정원은 대공수사 업무를 총괄하는 본산이었고, 남산이라고 하면 다 통할 정도였다.

경찰과 안보지원사 등에서 민과 군을 분담해서 물 샐 틈 없는 수사망을 구축했다.

완벽한 대공수사망이 있는 데도 간첩을 잡았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간첩을 잡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권력이 간첩 잡는 일을 달가워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보안법이란 낡은 칼을 박물관에나 보내자고 공언했을 정도로 대공 수사기능을 위축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 문재인 정권은 한 술 더 뜨고 있다.

겨우 명맥만 유지하던 국정원의 대공수사 기능을 아예 폐지해 버리고, 이름도 대외정보처로 변경하려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야당의 반대로 개정하지는 못 했지만 사실상 대공수사기능은 폐지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을 놓고 분석해 보면 간첩은 우글거리는데 간첩을 잡아야할 일선 요원들은 사기가 떨어져 간첩을 잡지 못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방치해도 되는 걸까·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왜냐하면 남북이 긴장상태를 유지할 때보다 평화를 얘기할 때가 간접침략은 더 심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일 때는 국경이나 공항 항만 등만 봉쇄하면 된다.

요즘처럼 금방 통일이 될 것처럼 들떠있을 때는 언제 어떤 식으로 간첩이 침투할지 알 수 없다,

이런 때일수록 대공수사 기능을 강화해서 북의 의도를 사전에 봉쇄하는 게 국가안보다.

막상 간첩을 발견해도 어디다 신고를 해야 하는지 전화번호도 떠오르지 않는 사회분위기로는 간접침략을 봉쇄할 수 없다.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쳤던 반공태세를 재정비 강화하겠다는 박정희의 혁명공약이 들리는 듯하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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