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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청주시장의 청맹과니 주택행정

최종웅의 세상타령

  • 웹출고시간2017.06.20 13:15:13
  • 최종수정2017.06.20 13:15:13

최종웅

소설가

이승훈 청주시장의 주택행정을 보고 있으면 생각나는 시가 있다. 윤곤강 시인의 '지렁이의 노래'라는 것이다. "나면서부터 나의 신세는 청맹과니/눈도 코도 없는 어둠의 나그네이니/나는 나의 지나간 날을 모르노라/닥쳐올 앞날은 더욱 모르노라/다만 오늘만을 알고 믿을 뿐이노라…"

눈도 코도 없는 청맹과니이니 닥쳐올 앞날은 모르노라고 고백하는 것이 마치 청주시의 주택행정을 비꼬는 것처럼 들린다, 청주시장은 대체 무엇을 하는 자리일까· 비가 오면 장마가 지지 않도록 대비하고, 눈이 오면 제설작업을 해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야하는 자리다.

청주시내 아파트값이 떨어진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들린 게 벌써 3,4년 전부터였다 2억 원대의 아파트 가격은 이미 3천만 원정도 하락했고, 앞으로 더 떨어질 거라고 아우성이다. 이를 통계로 말하면 주택 보급율이 112%를 넘어섰고, 미분양 물량은 2,500가구에 달한다. 당연히 아파트 짓는 물량을 줄이거나 중지하는 게 상식이다. 청주시내 곳곳에서 아파트를 신축하는 현장을 볼 수 있고, 신규분양을 홍보하는 광고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를 통계로 말하면 동남지구 1만 5천 가구 오송지구 1만 2천 가구를 비롯해서 2025년까지 무려 12만 가구가 쏟아진다는 보도다. 이미 착공한 아파트라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체념할 것이다.

문제는 아직 착공도 하지 않는 아파트가 봇물을 이루고, 지금도 건축을 준비하는 아파트도 엄청나다는 사실이다. 삼척동자에게 물어봐도 아파트 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답할 정도다. 그렇다면 이승훈 시장은 어떤 조치든 취했어야 했다.

눈도 코도 없는 청맹과니 지렁이라도 이 정도라면 살길을 찾아 나섰을 것이다. 더구나 청주시는 서민들의 걱정을 파악할 수 있는 기구나 인력도 많다. 모든 공무원은 보고 들은 사항을 시청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지방의회는 주민들로부터 들은 민심을 시정에 반영하고, 민의에 어긋나는 행정을 하면 사무감사 등을 통해서 바로 잡으려고 존재한다. 그런 청주시 의회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대로 아파트를 지어대면 어떻게 될까· 아파트 값이 폭락할 것이다. 2억 원짜리 아파트는 이미 3천만 정도 하락했는데, 더 떨어질 게 분명하다. 이런 걱정을 하는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다.

당연히 장사가 안될 것이고, 불황은 점점 깊어질 것이다. 집은 갖고 있을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 신규 아파트가 분양될 리가 없다. 분양은 고사하고 이미 분양받은 아파트도 입주를 포기할 것이다.

건설사는 부도를 낼 수밖에 없고, 건설사에 매달려 사는 하도급 업체나 근로자는 물론이고 밥장사 술장사까지 망할 수밖에 없다. 청맹과니 주택행정은 이뿐만이 아니다.

서민이 조합을 결성해 저렴한 아파트를 지으라고 마련된 지역주택조합에 전문꾼들이 끼어들어 유명건설사가 시공하는 것처럼 모델하우스를 지어놓고 계약금만 편취하는 사례도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남의 땅에 사업부지라는 팻말을 붙여놓고 당장 시공하는 것처럼 홍보해 521명으로부터 76억 원을 걷어놓고 조합장이 사퇴해 버림으로써 5년째 분쟁 중인 조합도 있지만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승훈 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은 이런 문제에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어떤 조치든 취했어야 했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 물론 시청도 사정은 있을 것이다.

사방에 대단위 택지를 개발했는데 아파트를 못 짓게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승훈 시장은 선거소송 문제까지 겹쳐서 이런 문제에 전념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사태를 이 지경까지 악화시킨 것은 무책임의 극치다. 지역경제가 파탄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만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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