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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4.02 17:26:11
  • 최종수정2019.04.02 17:26:11

최종웅

소설가

갈등의 시대다. 남북이 갈라진 것만도 가슴 아픈데 영호남이 정치싸움을 하더니 보‧혁, 남‧녀, 노‧소 등으로 나뉘어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

싸움구경처럼 재미난 게 없다지만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말도 있다.

문제는 싸움을 말려야 할 심판까지 싸움에 말려들었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싸움을 말리고 잘잘못을 심판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단연 사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직자일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대부분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일선에서 사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게 경찰이다. 수사 업무의 90% 이상을 처리하면서도 경찰은 특별형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만큼 신뢰를 받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요즘 떠들썩한 버닝썬 사건을 지켜보면서 경찰이 수사권을 독립해야할 만큼 자질이 우수해졌고 업무도 공정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술집 비리를 수사하면서 식구들이 걸려 있는 문제를 해결하느라 진땀을 빼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특별형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왜 일까?

경찰수사가 영향력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수사 개시부터 송치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검찰지휘를 받는 데다 송치 후에도 툭하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가 떨어진다.

이렇게 했는데도 문제가 있으면 청와대 등에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

설령 잘못하더라도 시정할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에 특별형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따져보면 검찰에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도 분명해진다.

견제할 방법이 없다는 막막함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까지 나서서 특별검사 주장을 하는 것이다.

막상 특별검사 제도를 도입해 봐도 시원치 않으니까 일부 권한을 경찰에 이양하는 수사권 조정을 하자는 것이고, 그래도 완벽하지 못하니까 공수처도 설치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도 않는다. 검찰이 아무리 공정해도 판사가 불공정하면 나무아비타불이다.

다행히 우리의 형사재판 제도는 삼심제로 되어 있다.

대법원까지 갈 수 있으니 웬만한 잘못은 거를 수 있다. 요즘 그런 신뢰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재판은 돈에 영향을 받는다고 믿는다.

돈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게 권력이다. 그중에서도 전관예우는 결정적이다.

전관예우 풍조를 고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막 퇴임한 판검사를 찾아 헤매고 있다.

사실 사법개혁은 이런 불공정 문제를 바로 잡는 게 우선이다.

그런데도 자기편이 아닌 사람을 갈아치우는데 치중하고, 과거를 설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다.

비슷한 사건이 정권에 따라 유무죄가 갈리고, 판사에 따라 구속과 불구속이 다를 뿐만 아니라 양형도 천차만별이다.

특히 판사가 동료 비리를 재판하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특별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자기편을 재판할 때는 유리하게 심판하고, 상대편은 불리하게 판단하는 엿장수 재판을 더 이상 못하도록 제도화하는 게 사법개혁의 목표다.

엿장수 재판이 한번 끝나면 온 나라가 찬반으로 갈리어 난리를 치는 현상도 끝내야 한다.

경찰 검찰 법원 등 사법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기관이 이 모양이라면 이들을 감시하는 언론이라도 공정해야 편파성 문제를 고칠 수 있을 게 아닌가.

언론도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싸움을 하고 있으니 문제다.

진보언론은 무조건 정권 편을 들고, 보수언론은 무조건 정권을 타도하려는 것처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심판까지 선수들의 싸움에 끼어들어 진흙탕 싸움을 하는 꼴이니 이 나라가 어찌 되겠는가.

반드시 사법제도를 개혁해야만 하는 이유다. 지금까진 검찰개혁에 치중했지만 앞으론 법원개혁에 중점을 둬야만 사법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

공수처도 한 방안이지만 판사 비리를 동료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문제 등 엿장수 재판은 막을 수 없다.

심판이 공정하지 않으면 선수들의 싸움을 말릴 수가 없는 것처럼 재판이 공정하지 않고는 패거리 싸움도 없앨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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