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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8.13 16:31:18
  • 최종수정2019.08.13 16:31:18

최종웅

소설가

며칠 전 한 중앙 일간지 1면은 자극적이었다. '미․중․일 3각파도 몰아치는데…  돛단배 한국'이란 제목이었다.

이 제목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일본 문제도 해결하기가 벅찬데 중국과 미국의 파도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이무렵 북한은 연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국을 겨냥한다고 공언하고 있었다. 정확이 표현한다면 미․중․일․북 4각 파도가 몰아치는데 돛단배 한국이라고 했어야 맞는다.

편집자 입장에서는 워낙 난제가 많으니까 북한 문제는 빼놓았을 수도 있다,

이 신문의 부제는 더 자극적이었다. '금융시장 비명'이란 부제는 '미중․한일 경제전쟁 겹악제에 블랙먼데이'란 내용이었다.

부제 바로 위에 3장의 사진을 실었다. 코스피가 51.15포인트, 코스닥은 무려 45.91포인트나 폭락하였으며, 환율도 17원30전이나 급등했다는 설명까지 해놓았다.

미․중․일 3각 파도가 몰아침으로써 금융시장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증거를 생생히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편집자 의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면 사이드에는 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남북경협 평화경제만 되면 일본 단숨에 따라잡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왜 이런 기사를 게재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미‧중‧일 3각 파도가 몰아치는 망망대해에 돛단배처럼 표류하는 한국호의 선장은 문 대통령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정작 대통령은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미연합훈련과 최신예 전투기 F-35A 도입을 경고하는데, 그런 북한과 평화경제를 해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겠다는 게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비슷한 기사는 이것으로 끝나지도 않았다. 미‧중‧일의 3각 파도를 분석해 놓은 것이다.

한국이 일본의 보복으로 금융시장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도 동맹이라는 미국은 도와줄  생각은커녕 목을 조이고 있다는 내용이다.

폼페이어 국무장관은 한국을 콕 짚어서 호르무즈 파병을 요구하고,  에스퍼 국방장관도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방위비 협상도 하기 전에 한국이 인상에 동의했다고 허풍을 떠는 트럼프 대통령 얘기는 빠졌다. 그런데도 도둑을 당한 우방에게 강도를 하는 것처럼 가혹해 보인다.

사실 한국은 일본이나 미국 문제도 극복하기가 불가능한 상태다.

그렇다면 중국이나 북한이라도 도와줘야만 살길이 열릴 것이다.

중국은 한국이 미국의 요구대로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한다면 총알받이가 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중국은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판에 한국에 중거리 미사일까지 배치한다면 살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북한이다. 문 대통령이 한 일 중에서 가장 역점을 둔 일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북한일 것이다.

지극정성으로 북한을 돕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북한이 문 대통령을 돕지 않고 비수를 꽂는 꼴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동맹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을  건드리면 미국이 가만두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요즘은 그렇게 믿지 않는다.

그 이유도 단순하다. 북한 편만 들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을 제재해서 비핵화를 실현하려고 노력하는데 한국은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같은 교류만 주장해왔다.

미국에 협조하지 않는 한국을 도와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미국이 한국을 조여오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미일 동맹에 안주하던 일본이 갑자기 돌변한 것도 더 이상 한국이 미국의 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정책 기조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북한 위주의 외교로는 안 된다. 한미동맹을 복원해야만 일본이나 중국과의 관계도 정상화할 수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친기업 정책으로 환원해야만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그럼 왜 안 하는 걸까· 선거 때문이다. 지지층이 이탈해 총선에서 지면 죽는다고 판단해서다. 만병의 근원이 선거라고 하는 이유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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