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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참사! 충북은 무엇부터 도와야 하나?

최종웅의 세상타령

  • 웹출고시간2018.01.02 13:52:58
  • 최종수정2018.01.09 13:15:18

최종웅

소설가

제천 참사를 자꾸 되씹게 되는 것은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는 한(恨) 때문이다. 불과 8층 건물에서 불이 났다면 노약자 한두 명이 부상하는 정도로 끝이 났어야 맞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20명이 희생당한 2층은 통유리만 일찍 깨줬다면 뛰어내려도 살 수 있는 높이였다. 초동대처만 제대로 했다면 충분히 살 수 있었지만 29명이나 희생당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것이다.

어쨌든 돌이킬 수 없는 참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자꾸 과거를 되씹는 것은 앞으로는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우린 제천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왜 이런 생각을 자꾸 하느냐 하면 우린 이웃이기 때문이다. 자고로 이웃과의 관계를 사촌이라고 했고, 멀리 사는 친척보다도 낫다고 했다. 사촌이 상(喪)을 당하면 안팎이 나서서 도왔던 게 우리의 미풍이고 양속이었다.

부녀자는 문상객을 맞을 음식을 만들었고, 남자들은 묘를 조성하거나 상여를 메었다. 형편껏 쌀이나 술 등을 마련해서 부조도 했다. 충북인은 누구나 이웃사촌이다. 사촌이 상을 당했다면 마땅히 무슨 일이든 했어야 맞는다.

상도 보통 상이 아니다. 억울하게 떼죽음을 당했으니 부조도 보통으로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돌이켜보면 너무 놀란 나머지 우왕좌왕만 했지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요즘 와서 성금을 모금한다, 근조 리본을 단다는 말들이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일들을 보면서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적극적으로 도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느끼게 된다. 적어도 세월호 사건 때처럼은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반성도 해본다.

누구나 비슷한 생각은 했겠지만 남보다 앞서서 행동할 엄두를 못 냈을 뿐이다. 한 마디로 충북엔 리더십이 없었다, 일사불란할 필요까진 없었어도 슬픔을 해소할 방향은 제시했어야 했다.

지금부터라도 무엇이든 해야 할 것 같다. 가장 급한 일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는 한을 씻어 주는 것이다. 경찰 국과수 소방서 등이 합동으로 원인조사를 했으니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다.

문제는 관(官) 중심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 발표를 유족들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냐는 의문이다. 이미 유족들이 대책기구를 구성해서 자체적으로 입수한 문제를 발표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유족들이 이런 일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각계 전문가들이 나서서 유족들에게 자문을 해주는 일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사회가 해야 할 두 번째 역할은 유족들이 살아갈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물론 이 문제는 민사적인 사항으로 건물주와 유족 간에 해결할 사안이지만 워낙 규모가 크고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해서 방관할 수 없을 것 같다.

정부는 우선 재난구조금으로 사망자 유족에게 500-1000만 원을 지급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보상 문제는 수학여행을 가다가 침몰한 세월호 사례를 참고해야할 것이다. 지역사회가 해야 할 세 번째 역할은 유사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제천 화재가 이렇게 악화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대책을 강구토록 국민운동을 전개하는 일이다. 연일 쏟아져 나오는 언론보도도 참고해서 충북실정에 맞는 장단기 대책을 강구하는 일을 서둘러야할 것이다.

지역사회가 감당할 수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중앙에 건의하고,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정치권에 협조도 구해야할 것이다. 지역출신 정치인들은 소속 당 대표가 현장을 방문할 때 길잡이 역할을 한 것을 빼고는 특별한 활동이 보이지 않았다.

지역 정치인들이 합동으로 제천 참사에 관한 세미나 등을 개최하여 문제를 중앙 정치권으로 확산하는 역할도 해야할 것이다. 화급한 문제가 대충 마무리되면 제천스포츠센터를 천안함처럼 영구보존하여 후대에 귀감으로 삼는 방안도 검토해 봐야할 것이다.

적어도 이런 정도는 해줘야만 우리가 이웃사촌이란 말을 할 수 있을 게 아닌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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