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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휩쓴 뒤 남겨진 '지뢰' 2차사고 위험

포트 홀·싱크 홀 도내 곳곳서 발생
폭우 이튿날 청주산단 도로도 침하
행정기관 늦장대처·땜질처방 여전

  • 웹출고시간2017.07.17 20:59:48
  • 최종수정2017.07.17 20:59:48

17일 청주시 흥덕구 청주산업단지 인근 도로에서 지름 2m, 깊이 2m의 싱크홀이 발생해 시 관계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도로 위의 폭탄으로 불리는 '포트 홀'과 '싱크 홀'이 도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 도내 중북부를 더친 장마전선 탓이다.

부실공사 등으로 약해진 아스팔트와 지반에 빗물이 스며들면서 순식간에 도로가 꺼지는 현상은 올해도 어김없이 발생했다. 매년 반복되는 지자체의 늑장 대처와 땜질 처방도 2차 사고를 더욱 키웠다.

최근엔 청주시 청원구 팔결교의 아스팔트가 깨졌다. 지난 11일 오전 8시20분께 이곳을 달리던 차량 바퀴가 포트 홀에 빠지며 균형을 잃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를 피하려던 뒤 차량은 전복되기까지 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 구간에는 폭 1m 안팎의 포트 홀이 4~5가량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행정기관인 청주시 청원구청은 지난 3월 포트 홀이 많은 이 구간을 재포장하기로 했으나 사업 지연으로 이번 사고를 막지 못했다. 도로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즉각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청원구는 사고 당일 포트 홀을 간이 아스콘으로 덧씌우는 '땜질 처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싱크 홀도 발생했다. 17일 오후 청주산업단지 SK하이닉스 2공장 인근 도로에서 지름 2m, 깊이 2m가 꺼졌다. 전날 비하동 현대병원 앞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싱크 홀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 15일 낮 12시30분께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일대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모두 빗물이 스며들어 지반을 약화시킨 게 원인이었다.

싱크 홀은 땅이 원통 내지 원뿔 모양으로 꺼지는 현상으로 아스팔트 균열로 발생하는 포트 홀과는 다르다. 다만, 지반 침하의 원인 중 하나가 '빗물'이라는 점에서 포트 홀과 마찬가지로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편이다.

올해 들어선 도내에 포트 홀 758개, 싱크 홀 4개가 각각 발생했다. 좀 더 발생이 잦은 포트 홀의 경우 2012년과 2015년 사이 총 1천500개나 나타났다. 2012년 134개, 2013년 205개, 2014년 424개, 2015년 760개로 매년 큰 증가세다. 10년가량의 내구연수를 지닌 도로 포장이 점점 노후화된 탓이다.

도로 노후와 부실시공, 제설용 염화칼슘 침투, 과적차량 운행 등에 여름 장마가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매년 수백 개가 누더기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여름 포트 홀에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는 김모(46·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씨는 "언제 꺼질지 모르는 도로 위의 폭탄 때문에 여름철 운전하기가 겁난다"며 "항상 사고 후에야 복구를 하는 행정당국의 '사후약방문'식 대처에 화가 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청주시 관계자는 "밤낮으로 순찰을 돌며 도로 상태를 파악하지만 포트 홀을 그때그때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정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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