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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분으로 얼룩진 해외연수…결말은

출국 하루 전 사전 논의 있었지만 소수의견 무시 연수 강행
김학철 의원의 '레밍' 발언에 자질논란까지
한국당·민주당 징계는 별개 …거세지는 사퇴압박

  • 웹출고시간2017.07.23 18:46:36
  • 최종수정2017.07.23 18:46:36

김학철(왼쪽)·박한범 충북도의원이 22일 밤 12시께 충북도청에서 수해에도 국외연수를 강행한 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를 담아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충북도의회
[충북일보] 폭우로 청주와 괴산 등 충북이 초토화된 가운데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의 부적절한 국외 연수가 지난 한주 전국을 뜨겁게 달궜다.

수해가 발생한 지 이틀만인 지난 18일 국외 연수를 위해 프랑스로 떠난 행문위 소속 4명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논란이 일자 지난 20일과 22일 조기 입국했다.

의원들은 도착하자마자 도청에서 대도민사과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비난여론을 이른바 '레밍(lemming)'에 비유하며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행문위의 국외 연수는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병윤(음성1) 의원은 박봉순(청주8) 의원과 함께 지난 20일 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해외연수 갈지 말지 논의를 했지만 소수 의견이 반영이 안 됐고 불가피하게 출발하게 됐다"며 "(출발 강행한 이유는) 행문위 연수가 마지막이고 3월, 5월 두 번 연기한 적 있어 꼭 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수해에도 국외 연수를 강행했다가 조기 귀국한 자유한국당 박봉순(왼쪽)·박한범(가운데) 의원,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의원이 23일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미원5리 농가 일원에서 배수로 정비 및 토사물 정리 등 수해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당 김학철 의원은 이날 복구작업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수해가 났는데 가는 게 올바르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소수의견이다 보니 반영이 안 됐다"며 "소수 의견을 낸 의원의 실명 밝히긴 어렵고 나머지 의원 입국하면 그때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박 의원과) 공항 인근 호텔 도착 후 귀국언제 할 건지 논의했다"며 "이튿날 오전 8시에 헤어져 공항으로 가 오후 7시 50분(현지시각) 비행기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출발 당일 인천공항까지 동행했다가 돌아온 이언구(충주2) 의원에 대해서는 "공항에 도착했을 때 허리와 꼬리뼈가 아파서 못 간다고 해 황당했다"며 "(이 의원의 불참이) 사전 논의됐으면 전부 출발 안 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수 대상에서 빠졌던 연철흠(청주9) 의원에 대해서는 "애초에 3월부터 안 간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연 의원을 제외한 5명의 의원은 출발 전날 수해로 인해 국외 연수를 가는 것에 대해 사전 논의를 했지만 강행하자는 의견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에서 되돌아온 이 의원이 전날 불참의사를 밝혔더라면 나머지 4명도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그의 발언대로 라면 출발 전날 국외 연수 강행에 대한 찬반은 '3대2'로 나뉘었던 것을 상황을 짐작으로 알 수 있다.

이번 논란은 '외유성 연수' 여부도 있다. 처음부터 견문을 넓히는 국외 연수의 진정성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행문위는 문화와 관광분야를 담당하는 상임위원회로 행선지 대부분이 관광지라는 점은 어쩔 수 없어 보이기도 한다.

연수 목적도 '문화선진국의 관광, 축제, 예술, 건축 등 문화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선진문화산업 충북 접목'이란 점에서 행문위원장인 김학철(충주1) 의원은 '외유성 연수'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 의원은 "제가 속한 행문위는 문화예술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그렇게 때문에 외유라고 매도한데 대해 매우 서운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의 '레밍' 발언은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 준다.

김 의원은 지난 1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난여론에 대해 '제가 봤을 때는 레밍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레밍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알려진 들쥐를 말한다.

해당 발언의 당사자인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억울함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박한범(옥천1) 의원과 사무처 직원들과 함께 현지시각으로 21일 오후 1시 40분 프랑스 파리를 출발, 태국 방콕을 거쳐 타이항공 TG 628편으로 돌아왔다.

김 의원은 22일 밤 8시 25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레밍발언은 보도한) 해당 기자하고 청주 가서 해명하겠다"며 "굉장히 많이 편집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본의 아니게 국민께 상처가 되는, 그런 오해가 될 수 있는 표현을 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 다만, (당시 레밍 발언은) 제가 사회 현상을 (기자에게) 설명한 것인데 해당 기자가 레밍이라는 단어를 몰라서 저한테 의도됐던 의도되지 않았던 일종의 함정질문에 제가 빠진 것 같다. 그걸 교묘하게 편집한 것 아닌가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박 의원은 충북도청에서 22일 밤 12시께 앞서 도착한 두 의원처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를 숙였다.

5일간의 국외 연수에 대한 논란은 각 의원들이 소속된 정당의 징계 조치와 함깨 사퇴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오는 24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김학철·박한범·박봉순 의원에 대한 제명 처분을 최종 확정한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오는 25일 최병윤 의원을 윤리심판원 회의에 넘기기로 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는 "도민의 의사는 이미 자격을 상실한 4명의 의원은 사퇴하라는 것"이라며 "그것만이 상처 입은 도민과 국민에게 진정한 사과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4일 오전 11시 30분 도의회 앞에서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며 "큰 피해를 입은 도민은 안중에도 없이 해외 연수를 떠나고 국민에게 막말하는 의원에 대해 더이상 도민들의 대표로서 역할을 기대할 수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했다.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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