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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에는 이 마을에서 보은군 내북면 염둔리를 넘는 살티라는 험한 고개가 있다. '살'이라는 글자는 '殺(죽이다. 살벌하다)'라는 말을 연상하게 되므로 매우 험한 고개라는 이미지가 절로 떠오르게 된다. 옛날부터 이 고개는 넘는데 3일이 걸리는 고개라 하여 사흘티라 했다는 유래가 전해오고 있으며 옛 지도인 <광여도>, <해동지도>, <여지도>, <1872년지방도> 등에 '三日峙'라 표기되었다. 아마도 '살'의 음이 '사흘'과 비슷하므로 '살티'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연관지어 꾸며낸 말로 보여진다. 또한 이 고개의 이름이 고개 아래에 있는 마을 이름으로 정착되어 이 마을을 예전부터 살티(사흘티)라 불리어 왔다고 한다.

얼마나 험한 고개라서 살티라 했는지 궁금하여 이 고개를 넘어보려고 해 보았지만 요즈음은 이 고개를 사용하지 않아서 풀과 나무가 무성하여 길을 찾을 수조차 없었다. 지금은 청주와 미원을 연결하는 32번 지방도가 4차선으로 확포장되어 이 고개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던 것이다,

경북 김천시 조마면 대방리와 성주군 금수면 후평리를 연결하는 '살티재'라는 고개가 있는데 그 유래가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살티는 화살과 관련된 이름으로 살치재 또는 전령(箭嶺)이라고 하고, 또 주음시라고도 한다. 주음시는 이곳에서 화살(矢)을 줍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고, 살티재 아래 대방리에도 '궁항(弓項), 성궁, 활목, 활미기' 등 활과 관련된 지명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래는 소리에서 연상되는 의미를 가지고 유추해서 만들어낸 내용일 뿐 실제로는 다른 의미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지명에서 '살'이란 '사이(샅)'의 의미로 쓰인 예를 많이 볼 수가 있다.

여러 지역에 '살고지다리' 또는 '살구지고개'가 많이 있는데 '살고지다리'는 '곶(산줄기가 길게 이어져 내려온 땅)과 곶의 사이에 놓인 다리'의 의미이고 '살구지고개'는 '곶(산줄기가 길게 이어져 내려온 땅)과 곶의 사이에 있는 고개'의 의미이며 다리와 고개는 지형적으로 곶과 곶의 사이에 위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므로 충분히 유연성이 있다고 하겠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살고지, 살구지'가 마을 이름으로 정착되면서 원래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자 이와 유사한 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집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살구, 살구나무'와 연관 지어 '살구골, 살구나무골, 살구나무징이'로 변이되고 이러한 이름을 한자로 표기하다 보니 '행치(杏峙), 행촌(杏村), 행정(杏亭)' 등의 지명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예로는 반기문 전유엔사무총장의 생가 마을인 '행치말'을 비롯하여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간매리의 '행치말',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 주암리의 '행치고개',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옥촌리의 '행치고개' 등이 있고,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의 '행정리', 진천군 진천읍의 '행정리', 전북 남원시 운봉읍의 '행정리'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의 '행정리', 경북 칠곡군 기산면의 '행정리' 등을 들 수가 있다.

충주시 살미면(乷味面)은 본래 충주군 지역으로서 '사을미곡(沙乙味谷)'이라는 지명에서 '사(沙)'자와 '을(乙)'자를 합하여 살미면이라 하였다고 하는데 한자로는 '살'로 표기하지 않고 굳이 '사을미(沙乙味)'라고 표기한 것은 '사이'의 의미인 고어 '샅'이 '고샅, 사태'에서처럼 원형이 보존된 예도 있지만 다른 음소와 결합할 때 '샅'의 음과 의미를 보존하기 위하여 처음에는 '사을(沙乙)'처럼 차별화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되자 '샅을→사을→살'로 변이되는 과정을 '살미면'이라는 지명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경북 상주시 외서면 이천리의 '살고개', 음성군 소이면 갑산리의 '살고개골', 경남 하동군 북천면 사평리의 '살티재' 등은 '살'이 '사이'의 의미로 쓰인 지명이며, 이러한 의미의 '살고개'가 음성군 생극면 관성리의 '아홉살이고개',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의 '아홉살이고개' 경북 경주시 내남면 안심리의 '아홉살이고개' 들에서는 '아홉'이라는 음을 덧붙여 험하다는 의미를 강조하기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보은군 내북면 화전리의 '사흘티'도 3일간 넘어야 하는 험한 고개가 아니고 '살티'에서 온 말로 '곶과 곶 사이에 있는 고개'의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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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노승일 충북지방경찰청장

[충북일보] ◇충북경찰의 수장으로서 금의환향한 지 1년이 지났다. 소회는. -괴산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충북에서 보냈다. 영동경찰서장·청주흥덕경찰서장을 역임했지만, 입직 후 주로 본청과 수도권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7월 고향인 충북에 청장으로 부임했다. 고향에 청장으로 오게 돼 기뻤으나 충북의 치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업무를 시작했던 기억이 새롭다. 1년간 근무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충북경찰의 단합된 힘과 도민들의 충북경찰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다. 이 기간 범죄 발생은 줄고, 검거율은 높아지는 등 안정적인 치안을 유지하고 있어 기쁘다. ◇도내 치안의 특징은. -충북의 치안규모는 타지역보다 크지 않은 편이다. 관할면적은 전국의 7.4%(7천407㎢), 인구는 3.1%(164만여명)다. 하지만, 청주시 인구는 전국 13번째 수준으로 점차 대도시화 되고 있다. 오송·오창산업단지 확대, 충북혁신도시(음성·진천), 충주기업도시 등이 조성되며 치안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KTX오송역과 7개 고속도로가 지나는 교통의 요지로서 치안의 중요성이 결코 작지 않다. 3개 시와 8개 군으로 이뤄지는 등 도시와 농촌이 혼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