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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2.05 17:18:27
  • 최종수정2018.12.19 13:49:56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과 서원구 남이면은 이름 그대로 청주의 남쪽에 위치하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남일면에는 가중리(佳中里), 가산리(駕山里)가 있고, 남이면에는 가마리(駕馬里)와 가좌리(佳佐里)가 있는 등 '가'자로 시작하는 지명이 많은데 모두가 인근에 있는 마을이어서 무슨 의미로 만들어진 지명인지, 한자 표기가 서로 달라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인지 매우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선 남이면 가마리는 고려 때 그릇을 굽는 가마가 있었으므로 가마동(駕馬洞)이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에 따라 가남리(駕南里), 가북리(駕北里), 가서리(駕西里), 가중리(駕中里)를 병합해 가마리(駕馬里)라 된 것이다. 그런데 그릇을 굽는 가마가 있던 곳이라면 음성군 원남면 하로리의 가마골(釜谷), 강원도 원주군 강천면의 부평리(釜坪里), 대구광역시 달성군 다사읍 부곡리의 가무실(釜谷), 경상남도 창녕군 거문리의 부곡(釜谷) 등에서처럼 한자로 '釜(가마 부)'로 표기해야 하는데 '駕馬(가마 - 사람을 태우는 수레)'로 표기한 것은 그릇을 구웠다는 사실적인 근거가 없이 '가마'라는 음만 가지고 연관지은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만 '가마'라는 음은 오랜 옛날부터 전해오고 있으므로 그 의미를 잃은 채 유지해 왔을 것이다. 그리고 가남리(駕南里), 가북리(駕北里), 가서리(駕西里), 가중리(駕中里)는 가마동(駕馬洞)을 중심으로 '가(駕)'에 그 위치에 따라 남(南), 북(北), 서(西), 중(中)을 붙여서 만든 이름임을 쉽게 알 수가 있다.

 '가마'는 '크다'나 '높다'를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충북의 지명에서 '가마-'로 이뤄진 지명을 찾아보면 단양군 적성면 현곡리의 가마실, 단양군 적성면 하리와 소야리의 가마골, 단양군 적성면 용곡리의 가마고개, 보은군 내북면 봉황리의 가마소들, 보은군 내북면 성암리의 가마소, 보은군 삼승면 달산리 와 천남리의 가마바위, 보은군 회남면 사음리와 남대문리의 가마골, 보은군 탄부면 장암리의 가마둠벙, 영동군 영동읍 동정리의 가마실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그 예가 아주 많이 나타난다.

 청주시 북이면 광암리에 넓은 바위가 있으므로 너분바위를 한자로 광암(廣岩)으로 표기하면서 광암(廣岩)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듯이 이 마을 동쪽에 칼바위가 있어 검암이라고 한다. 칼처럼 생긴 바위라 해 한자로 검암(劍岩)으로 표기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사실은 옛날부터 '감바위, 검바위'로 불려왔으므로 '가마'로 변이되기 전의 음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검'을 '칼'로 생각해 '칼바위'란 말이 생겨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같이 '큰 바위'라는 의미에서 '검바위'라는 이름이 쓰여지다가 한자로 '검암'으로 표기됐으며 다른 지역에서는 '가마바위'로 변이 쓰이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처럼 청주시 남이면 가마리의 원래 의미는 '큰 마을'인 것이다.

 남일면 가산리(駕山里)는 본래 청주군 남일상면의 지역으로서 지형이 멍에처럼 생겼으므로 멍에미라고 부르고 이를 줄여서 머미라 했으며 한자로 가산(駕山)이라 표기했다.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살구징이(杏亭里), 가서리(駕西里), 학산리(鶴山里), 가동리(駕東里), 가북리(駕北里), 가상리(駕上里), 원골(院洞), 지경리(地境里)'를 병합해 가산리(駕山里)라 해서 남일면에 편입됐다.

 가산리(駕山里)는 가마리(駕馬里)와 마찬가지로 '가(駕)'로 표기하고 있다. 가마리(駕馬里)는 '크다'는 의미의 '검, 감'이 뿌리가 만들어진 '가마실, 가마골'이 오래 전해지다 보니 수레와 연관짓게 되고 한자로도 수레라는 의미의 '가마(駕馬)'로 표기된 것으로 보이지만, 가산리(駕山里)는 전해오는 자연 지명이 '멍에미, 머미'로서 가마리(駕馬里)와는 전혀 다르게 '멍에(駕)+미(山)'로 구성이 된 지명이다. 보은군 속리산면 삼가리의 '멍어목'과 단양군 단성면 벌천리의 '멍어티'라는 지명이 산의 고개의 모양이 멍에처럼 생겼다해 붙인 이름인 것처럼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 금곡리의 멍에미와 괴산군 청천면 관평리의 멍에골도 인근에 멍에 모양의 고개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일면 가산리(駕山里)에도 '멍에'자가 붙은 고개가 존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주변 지명을 찾아보니 멍에미에서 하가산으로 넘어가는 고개의 이름이 머리고개인데 아마도 그 어원이 '멍에미→멍어미→머미→머리'는 아닐까 하고 추정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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