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영동군 상촌에서 전북 무주로 넘어가는 높은 고갯길이 바로 도마령이다. 물한계곡으로 가는 길과 갈라지는 삼거리길을 지나 굽이굽이 돌아서 도마령 고갯마루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상용정이라는 정자가 있으며 도마령 고갯마루에 해발 800미터 표지판이 서 있다. 여기에서 길이 고개 양쪽으로 나누어져 꾸불꾸불 돌아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도마령은 '말을 키우던 마을', '혹은 칼 찬 장수가 말을 타고 넘던 고개'라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전해지며 도마령을 중심으로 주변에 천만산, 각호산, 민주지산 등이 있다. 이들 모두 1000미터 안팎의 높이다. 그 사이를 비집고 산을 넘는 길이 바로 '도마령'이다.

대전광역시 서구에 갈마동이 있는데 목마른 말이 물을 마시는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의 명당이라 하여 갈마울, 갈마리라 하였으며, 갈마동이란 지명도 이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목마를 갈(渴)자를 썼을 것이나, 후에 칡 갈(葛)자로 변하였다.

인근에 도마동이 있는데 산 모양이 도마뱀처럼 생겼다 하여 도마달 또는 마마다리로 불렀다고 전해진다.

도마령

여기에서 '도마'라는 지명의 어원을 찾을 수 있는 귀중한 힌트를 얻을 수가 있다. 즉 '갈마'라는 지명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칼의 고어가 '갈'이므로 '도마(刀馬)'로 쓰다 보니 얼마간 '갈마'와 혼용하게 되고 인구가 늘어 지역이 분리되면서 '갈마'와 '도마'가 서로 지역을 나누어 구분짓는 말이 되었을 것으로 짐작해 볼 수가 있다.

강원도 철원군의 '갈말읍'도 '갈말'표기가 남아있어 '도마'라는 한자 표기 이전에 '갈말, 갈마'라는 말이 많이 쓰여 왔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특히 지명에서 '갈'은 산줄기가 갈라지는 곳, 강이나 큰 길이 나누어지는 곳 등에 붙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갈에 '칡 갈(葛)'자 또는 '목마를 갈(渴)'자 등을 음차(音借)한 경우도 많이 보인다.

그런데 '갈' 뒤에 붙은 '말' '마'는 어디에서 온 말일까·

지금도 쓰이고 있는 말 중에 가르마란 말이 있다. 가르마란 이마에서 정수리까지의 머리카락을 양쪽으로 갈랐을 때 생기는 금을 가리키는데. 많은 사람들이 '가르마'를 경상도 방언인 '가리마'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르다'에서 파생한 것으로, '가르마'가 올바른 표기인 것이다.

충북 영동 상촌의 도마령에서 양쪽으로 갈라진 길을 내려다 보면 머리를 가르는 가르마처럼 우거진 숲을 가르는 가르마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쉽게 할 수가 있다. 우리 조상들이 이 고개를 바라보며 가르마같다는 생각에 '가르마 고개'라고 부르던 것이 '갈마재'로 바뀌고 한자로 '도마령'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이다.

'도마'의 어원을 '가르마'로 본다면 그 지형의 형태로 보아 지명에서 주로 고개의 이름으로 쓰여야 할 것이다.

전국의 지명에서 보면 경북 영천시 신녕면 치산리의 도마재, 전남 화순군 청풍면 세청리의 도마재, 충남 청양군 운곡면 광암리의 도마재, 전북 임실군 운암면 지천리의 도마재 등을 들 수가 있고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에 있는 도마치(道馬峙)고개는 태봉국의 궁예가 왕건과의 명성산 전투에서 패해 도망갈 때 이곳을 경유하게 됐는데 산길이 너무 험난해 이곳에 타고 가던 말을 내려 끌고 갔다고 해서 도마치로 부른다고 하는데 역시 '가르마'에서 비롯된 지명임이 분명하다 할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