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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3.09 16:12:12
  • 최종수정2022.03.09 16:12:12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팬데믹 상태에 이르게 한 지가 2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변종인 오미크론이 점점 더 극성을 부리고 있다. 변종 바이러스의 이름은 그리스 알파벳의 순서대로 붙이게 되는데 오미크론은 여러 가지 이유로 순서를 건너 뛰어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오미'라는 지명이 많이 있으니 세계보건기구(WHO)에 오미크론 이름 사용 금지 청원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의미에서 오미라는 지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음성군 대소면의 오산리는 본래 충주군 대조곡면(大鳥谷面)의 지역으로서 외딴 산 밑이 되므로 오미라 했는데 한자로 오산(梧山)이라 표기한 것이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면소재지인 오산리도 산이 외따로 있으므로 오미 또는 오산(烏山)이라 했다고 하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오랜 옛날 이 마을에 홀어머니를 모시던 살던 이가 있었다. 어머니의 나이가 이미 구십을 넘어 노망기가 들자 참다못한 아들은 늙은 어머니를 내다 버리기로 작정을 했다. 마을 밖 적당한 곳에 토굴을 파 움막을 만들고 짚과 솜을 깔아 어머니가 여생의 마지막 며칠을 누워있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하였지만 아무리 노망이 든 노인이라 하더라도 천륜의 정은 어찌 못해 아들은 착잡한 마음으로 움막 부근의 바위에서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때 이들은 문득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다섯 마리의 까마귀 떼 중 한 마리는 다른 네 마리에 비해 몹시 늙어 보였고 게다가 눈이 먼 듯 행동이 부자연스러웠다. 그런데 두 마리는 늙은 까마귀를 부축하듯 호위해서 먹이가 많은 장소로 인도했고, 나머지 두 마리는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며 늙은 까마귀에게 먹여주고 있었다. 그것은 한눈에 보아도 어미와 자식 관계임이 분명했다. '까마귀가 부모의 은혜를 갚는다는 옛말이 거짓이 아니구나. 한낱 미물마저도 부모의 은혜를 보답하려 하는데 사람인 나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아들은 어머니를 구덩이에서 다시 끌어올리고 집으로 모셔왔으며 그때부터 아들은 지극한 효성으로 어머니를 공양했다. 하늘의 보살핌인지 어머니는 얼마 후 정신을 회복하기 시작해 정정한 노인으로 백 세까지 수명을 다하셨다. 까마귀로부터 효의 아름다움을 깨우쳤다고 하여 '오미(烏美)'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전설은 '오미'를 한자로 '오미(烏美)'라 표기함으로써 지명의 유래를 까마귀와 연관짓게 된 것으로 보이며 경기도 오산시 오산동의 오산(烏山)이라는 지명도 1900년경 경부선 철도를 건설할 당시에 철도공사 구간을 따라 까마귀떼가 몰려들어서 그때부터 오산역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 유래가 전해오기도 한다.

경북 안동시 풍산읍 오미리(五美里)의 오미마을은 원래 마을 뒷산이 다섯 줄기 능선으로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오릉동'으로 불렸는데, 1630년 인조 때 김대현의 다섯 아들이 모두 대과에 급제를 해 그 이후부터 '오계지미'라 칭찬을 받아 '오미동(五美洞)'이라고 불리게 됐다고 한다.

이상의 지명에서는 '오미'의 '오'를 한자로 '梧(오동나무), 烏(까마귀), 五(다섯)'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오'는 '외따로 떨어진'의 의미를 지닌 '외'의 변이형으로 보인다.

순우리말로 전해오는 '오이골'이라는 지명이 경북 상주시 모서면 화현리,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송곡리, 전북 진안군 안천면 백화리, 충남 당진시 신평면 상오리, 경남 함안군 가야읍 사내리 등 전국에 20여 지역에 분포돼 있고,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오미리의 오미마을을 비롯해 경남 산청군 단성면 오미리, 전남 구례군 마산면 문수리 등에 오미마을이 있는데 이 지명들은 모두가 '외딴 산'의 의미라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었다.

따라서 '오미'를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한자의 의미에 따라 여러 가지 유래나 전설이 만들어져서 전해지고 있으나 원래의 유래는 '외따로 떨어져 있는, 외진 곳에 있는'의 의미를 가진 '외'와 산이라는 말의 고어인 '뫼'의 변이형인 '미(山)'가 결합해 '외미'라는 말이 만들어지고 이 '외미'가 '오미'로 변이된 것으로 추정된다. 동네와 조금 떨어진 곳에 외따로 있는 집을 '외딴집'이라 부르듯이 큰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산을 '오미'라 하고 그곳에 생겨난 마을의 이름도 역시 '오미'라 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지명 명명의 유연성으로서의 설득력이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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