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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4.13 16:36:46
  • 최종수정2022.04.13 16:36:46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자연지명은 옛날부터 전해지는 순수한 우리말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이름들이 많이 전해지지만 나라를 관리하기 위하여 만들어지는 행정지명은 구역 안의 있는 자연지명을 한 글자씩 합하여 만들거나 아니면 '남일면, 남이면, 북일면, 북이면'처럼 행정의 편의를 위해 관청을 중심으로 그 위치만을 나타내는 삭막한 이름이 청주시에도 많이 있다. 하지만 청주시의 동이름 중에 봉명동(鳳鳴洞)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참으로 아름다운 지명이라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리라고 본다

봉명동은 소나무 숲에서 봉황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법정명으로는 봉명동과 송정동이 나누어지지만 행정명으로는 봉명1동과 봉명2송정동으로 나눈다. 아마도 송정동의 대부분의 지역이 공단에 속하여 공장이 들어섬으로써 주민의 수가 적으므로 봉명동과 송정동을 함께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봉황이 소나무숲에서 울었다고 하므로 봉명동과 송정동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하다. 전남 담양군 월산면 월산리에도 봉명동이 있는데 바로 인근에 송정동이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닌 듯하다.

전국에서 봉명동이라는 지명을 찾아보면 대전광역시 유성구의 봉명동은 옛날에 숲이 우거져서 부엉이가 많이 찾아왔던 마을이라 봉명동이라고 부른다고 하며, 충남 천안시 동남구의 봉명동은 봉서산(鳳棲山)의 이름을 따서 봉명(鳳鳴)이라 하였다고 한다. 봉서산(鳳棲山)은 봉황새가 깃들어 살고 있는 산이라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며 남쪽의 월봉산(月峰山)에 이어지고 있다.

봉황새는 상상의 새로 봉(鳳)은 수컷이고 황(凰)은 암컷이다. 고대 묘의 벽화에 많이 그려졌던 새로서 태평성대인 요순시대에 한번 지상에 왔었고 아직은 지상에 온 일이 없다고 한다.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고 죽실(竹實)이 아니면 먹지를 않는 신성스러운 새로 전해지고 있으며 봉황과 관련된 지명 인근에는 죽골, 죽실이라는 지명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봉황과 관련된 지명들은봉황이 신성스러운 상상의 새이니 '봉'과 유사한 음을 '봉황'과 연관시킨 것으로 추측되며, '부엉이, 범, 봉우리(峰)' 등의 말이 '봉, 봉황'으로 변이가 되는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가 있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는 '봉계(鳳溪)'라는 지명이 있었는데 산 사이의 계곡이 길게 벋어 '벋골'로 부르다가 '범골, 벙골, 봉골'로 변이되면서 한자로 '봉계(鳳溪)'라 표기된 것으로 추정해 볼 수가 있으며, 이와 함께 인근의 '백봉산, 월명산, 명심산'등의 산이름 들이 '봉명'이란 이름이 만들어지는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흔적을 찾기가 어렵지만 봉명동에 있던 자연 마을로는 '과상미'를 비롯하여 덤박골(德岩), 두집매, 봉계, 봉명리, 새터, 죽말 들이 있었으며 '구실고개'라는 고개의 인근에 마을이 들어서면서 '주현(珠峴), 주연이, 주암'이라는 마을이름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우리 조상들이 지명을 이렇게 아름다운 이름으로 지어준 이유는 후손들이 아름다운 마을에서 아름다운 마음으로 아름답게 살아가라는 깊은 의미가 들어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봉명동에는 이 아름다운 이름에 걸맞는 아름다운 마음과 마을을 사랑하는 애향심을 가진 주민들이 많아서 1998년부터 매년 봉황제라는 지역 축제를 열어 오고 있다. 2018년에는 '봉명2송정동 400살소나무명명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봉황송'이라는 이름을 짓고 명명식을 가짐으로써 봉명동과 송정동을 하나로 묶어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를 기념하고 그 뜻을 살려 보람있는 일을 하고자 이 지역 인사들 중심으로 '봉황송미래발전회'를 조직하여 해마다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봉황송은 조선 개국공신 남은(南誾)의 12세손인 남응호(南應浩)가 아들 남대현(南大賢)이 광해군 10년(1618년)에 19살로 무과에 장원급제함을 기념하여 심은 소나무라고 하며, 청주시가 1992년 2월에 보호수로 지정하였다.

백봉공원 일원에서는 해마다 경로잔치, 주민자치 프로그램 발표회, 전시회, 봉황가요제, 봉황장학금전달, 먹거리장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주민의 화합을 도모하던 신명나던 축제가 열려왔으나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봉황송 온마을돌봄공동체가 마을 주민들의 자원봉사로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한 사랑의 배움터를 운영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니 모두가 아름다운 지명의 영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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