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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4.09 14:28:13
  • 최종수정2025.04.09 14:28:13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단양(丹陽)의 지명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해오고 있다.

단양은 붉을 단(丹)자와 볕 양(陽)자를 쓰므로 조선시대의 학자들은 선가(仙家)에서 말하는 연단조양(鍊丹調陽)과 연관지어 그 의미를 해석하고자 하였다. 연단(鍊丹)은 신선들이 먹는 환약이고 조양(調陽)은 골고루 비추는 볕을 의미하므로 '연단(鍊丹)'에서 '단(丹)'과 '조양(調陽)'에서 '양(陽'을 따서 '단양(丹陽)'이라 이름 짓고 '신선이 다스리는 살기 좋은 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본 것이다.

다른 설은 언어학적으로 볼 때 '단양'을 한자어가 아닌 순수한 우리말로 보아 '단'은 '언덕, 둔덕'의 어원을 지닌 '높은 곳'의 의미로 보았고, '양'은 '양달, 또는 넓은 땅'의 의미로 보아 '높은 지역에 있는 따뜻하고 넒은 땅'으로 단양의 지형적 특성에 따라 해석하였다.

또한 사인암의 바위가 붉은 빛을 띠고 있다거나 가을에 단풍이 들면 이 지역의 산이 온통 붉게 물든다 하여 단양(丹陽)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단양의 진정한 지명 유래를 찾는 실마리는 우연한 사건에서 찾을 수 있게 되었다.

1978년 단국대 정영호 교수가 내륙의 온달산성과 연계된 고구려 유적을 조사하다가 발이 돌부리에 걸렸는데 그 돌부리에 '大'자가 써진 것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1000년 동안 땅속에 묻혔던 돌비석을 발굴하게 된다. 이 비석에는 '신라가 고구려의 적성을 점령하여 이 비석을 세운다'라는 내용의 금석문이 있어 이 돌비석을 '적성비'라 부르게 되었으며, 단양(丹陽)의 '붉은 단(丹)'의 어원이 적성(赤城)의 '붉을 적(赤)'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단양 지역은 삼한 시대에는 마한에 속했으며 삼국시대에는 장수왕의 남진 정책으로 고구려에 병합되어 고구려의 적성현(赤城縣)이 되었다. 장수왕이 죽은 후 고구려가 약화되고 신라, 백제가 강성해지자 6세기 중반 이 지역을 경계로 삼국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신라 진흥왕 때에 이르러 신라 영토로 고착되면서 이곳에 신라 적성비가 세워졌다.

신라의 경덕왕은 통일된 신라의 행정구역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적성현(赤城縣)을 적산현(赤山縣)이라 하였는데, 고려 시대(940년)에 단산현(丹山縣)으로 고치고 충숙왕 5년(1318년)에 단양(丹陽)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으며 조선 태종 13년(1413년)에 단양군(丹陽郡)이 되었다.

고구려 시대에 적산현(赤山縣)과 적성현(赤城縣)이 혼용된 것은 아마도 이 지역의 지명을 이두식 한자로 적산(赤山)으로 표기해 오다가 적산(赤山)에 성을 쌓으면서 적성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으로 보이며 '산(山)'의 선행 지명 요소인 '적(赤)'은 '붉다'는 의미를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붉다'는 지명 요소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고구려시대 이전부터 '붉'과 유사한 소리를 가진 순우리말 지명이 존재해 왔고 그것을 유사한 음인 '붉다'라는 의미로 해석하여 '적(赤), 단(丹)'과 같은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본다면 '붉'과 유사한 소리를 가진 순우리말 지명은 무엇이었을까?

전국의 지명에 '북, 붇, 불'의 음을 지닌 지명들을 찾아보면 '불모산, 불무산, 불당골, 붓골' 등이 있는데 이들 지명에 쓰인 '붓, 불'은 지금도 우리말에 '붓, 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붓'이란 '돈대(墩臺)'의 비표준어로서 '주변보다 높은 땅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다쳐서 살이 솟아오른 것을 '붓다'라고 한다. '북'은 흙으로 식물의 뿌리를 덮어서 두렁을 높여주는 것을 의미하며 농사를 지을 때 '북을 주다'라는 말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주변보다 더 높은 산, 불룩하게 솟아 있는 산을 가리켜 '붇뫼, 붓뫼, 북뫼'라고 하던 것이 '불모산, 불무산, 부모산' 등으로 변이되고 한자로 표기할 때 '불'의 의미를 '붉다'로 해석하거나 아니면 이두식 표기로서 '적산(赤山), 단산(丹山)' 이라는 지명이 생겨나게 된 것으로 추정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안국사가 있는 전북 무주군 적상면(赤裳面)의 적상산(赤裳山), 적상산성(赤裳山城)의 '적상(赤裳)'도 가을에 단풍이 들면 붉은 치마를 두른듯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설명하지만 '적(赤)'이라는 지명 요소로 보아 '적산(赤山), 적성(赤城)'에서 변이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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