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0.9℃
  • 구름많음강릉 16.0℃
  • 맑음서울 14.0℃
  • 맑음충주 10.5℃
  • 맑음서산 14.2℃
  • 연무청주 12.9℃
  • 맑음대전 13.2℃
  • 구름조금추풍령 12.1℃
  • 맑음대구 13.6℃
  • 구름많음울산 17.4℃
  • 맑음광주 14.1℃
  • 맑음부산 19.2℃
  • 맑음고창 11.3℃
  • 안개홍성(예) 8.2℃
  • 맑음제주 19.9℃
  • 맑음고산 18.5℃
  • 맑음강화 12.4℃
  • 맑음제천 12.0℃
  • 맑음보은 11.3℃
  • 맑음천안 9.3℃
  • 구름많음보령 14.9℃
  • 맑음부여 10.4℃
  • 구름조금금산 7.5℃
  • 맑음강진군 15.9℃
  • 구름조금경주시 14.7℃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1.03.24 16:39:32
  • 최종수정2021.03.24 16:39:32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안덕벌이 충북의 산업 중심지에서 문화 중심지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면 안덕벌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내덕동(內德洞)이라는 지명의 변천 과정을 보면 본래 청주군 북주내면(北州內面)의 지역인데 덧벌 안쪽이 되므로 '안덧벌' 또는 한자로 '내덕평(內德坪)'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율현리(栗峴里)'를 병햡하여 '내덕리(內德里)'라 해서 사주면(四州面)에 편입되었다가 1920년에 청주시에 편입되었다. 원래 안덕벌은 덕벌(덧벌)의 안쪽이라는 의미로서 한자로 내덕리(內德里)라 표기하였으며 이와 대응되는 '바깥덕벌' 역시 사주면 소속의 외덕리(外德里)로 존재했으며 동으로 승격되면서 우암동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과정을 볼 때 옛날에 안씨가 많이 살아서 안덕벌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수긍하기 어려우며, '안'이란 '안쪽(內)'을 의미하는 말임이 확실하다고 하겠다.

'덕벌'의 '벌'은 '들, 벌'을 의미하는 말인데 '덕'은 무슨 의미를 가진 말일까?

'안덕벌'은 '안터벌'이라고도 불리어 왔다. 그렇다면 '터'와 '덕'은 어떻게 다를까? 전국의 지명에 '터골, 텃골'이라 불리는 지명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보은군 수한면 오정리의 '터골'은 절골 남쪽에 있는 골짜기로서 집터가 있는 골짜기라 '터골'이라 불리워온다고 전해지며 보은읍 중초리의 '텃골'은 북서쪽에 있는 골짜기로 좋은 터가 많다 하여 '터골'로 불린다고 하는 등 모두가 집터나 마을 터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터'의 사전적 의미는 자리나 장소를 나타내는 말이므로 마을의 터나 집의 터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음성읍 평곡리 약물재 동남쪽에 '터골'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한자로 '기곡(基谷)' 으로 표기하고 '터가 좋은 마을'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그렇다면 '터'의 의미인 '기(基)'는 어떤 의미로 만들어진 글자일까?

'기(基)'의 갑골문은 대나무 삼태기인 '기(其)'에 토석이 담긴 모양이다. 본의는 삼태기에 토석을 담아 담장을 쌓는 것이다(土 土石, 其 箕, 造字本義 用竹筐裝土築牆). 중국의 가장 오랜 자전(字典)인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기(基)는 담장의 기초가 되는 부분이다. 토(土)로 구성되고 기(其)는 소리'라고 했다. 따라서 '터'란 건축물을 짓거나 사물을 올려놓을 수 있는 높지 않은 땅의 의미로서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낮은 언덕이나 인위적으로 흙이나 돌을 쌓아서 만든 낮은 언덕을 뜻하는 말로 해석되므로 '터'는 '덕'과 같은 뿌리에서 나온 말로 보인다.

음성군 감곡면 상평리의 터골은 덕동이라고도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서 '터'의 원형을 '덕'으로 보아 '덕'이 '터'로 음운변이된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오송읍 만수리의 덕골(德洞), 덕골 고개, 보은군 탄부면 덕동리 덕골, 보은군 회인면 오동리 덕골, 남이면 팔봉리 덕고개, 단양군 매포읍 상괴리 덕고개, 단양군 대강면 괴평리 덕고개, 보은군 삼승면 우진리의 덕고개 들은 터골의 옛이름을 간직해온 귀한 마을 이름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와같이 지명에 빈번하게 나타나는 '덕'의 뿌리는 무엇일까? 음성군 원남면 상노리의 '토옥고개'는 '돗골고개'라고도 부르는데 '돗골'은 자연스럽게 '돋골, 돋은 골'로 해석이 된다. 땅이름은 주로 지형의 형태를 가지고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지명으로서 가장 타당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며 '덕'이 주로 '고개'의 앞에 붙어 쓰이는 것도 이러한 해석을 입증하고 있다고 하겠다.

음성군 감곡면 주천리의 '토돈, 토둔(土屯)'은 '돋은, 도둔'의 의미를 간직하기 위하여 '돈'이나 '둔' 음을 지켜온 것으로 생각된다. 또 이 지역에서는 한자로 '대돈, 대둔(垈屯)'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터의 의미인 '대(垈)', 그리고 '돋은, 도둔'의 의미를 간직한 '둔'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옛 의미를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본다면 '돋은 언덕'의 의미로 '둔덕'이라는 말이 만들어지고 청주시 북이면 내둔리의 둔덕, 보은군 삼승면 둔덕리 등의 지명에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따라서 '덕벌'이란 '다른 지역보다 조금 높은 언덕에 해당하는 들판'을 가리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으며 '안덕벌'은 '안터벌'과 같은 말로서, '덕벌의 안쪽' 또는 '안 쪽에 있는 덕벌'의 의미이고 '바깥덕벌'은 '덕벌의 바깥쪽' 또는 '바깥쪽에 있는 덕벌'의 의미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