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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2.21 14:12:35
  • 최종수정2024.03.13 15:26:37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지명에 쓰인 '용'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일반적인 동물은 일계(一界)에서만 사는데 조류는 하늘과 땅의 두 세계에서 살기에 신의 뜻을 전달해 주는 상징물로서 상서로운 동물로 대접을 받아왔다. 그런데 용은 상상의 동물이지만 하늘과 땅, 물의 삼계(三界)에서 사는 동물이기에 전지전능한 능력을 지녔다고 여겼으며 동아시아 문화에서 용이 황제를 상징하고, 왕을 상징하는 동물로 자리 잡은 것도 그런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우리 민족은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용솟음)하는 것은 인간의 뜻을 하늘에 전할 수 있다고 믿어 왔기에 용을 수호신으로 숭배해 왔던 것이다. 그래서 전국의 지명에는 용이 들어있는 지명이 참으로 많이 나타난다.

용의 순우리말은 '미르'였으며 '미르'의 어원은 '물'이다. 상상의 동물인 용(龍)은 한자어로서 오랜 세월 동안 중국에서 만들어진 역사적, 문화적 의미, 그리고 인도의 불교적 의미 등으로 인한 다양한 영향을 받아 복잡한 의미를 포함하게 되었으나 근본적으로 물과 가장 연관이 있기에 '미르'를 '용'으로 여기게 되었을 것이다.

특히 골짜기를 흐르는 냇물과 커다란 물줄기인 강물의 형세가 바로 용의 모습과 흡사하기에 경상도와 제주지역을 아우르는 남부지역에서는 은하수를 '미리내'라고 하였다. 용은 땅에서는 물, 즉 강과 호수, 바다에서 살다가 승천하여 하늘 나라로 가면 은하수 곧 용천(龍川)에 산다고 믿었던 것이다. 순우리말의 '용하다'는 말은 '뛰어나다'는 의미이며 '용을 쓰다'는 '기운을 한꺼번에 몰아 쓰다' 또는 '있는 힘을 다해 버티거나 저항하다'라는 뜻이다. 또한 순우리말의 '용'은 '날아오르다, 하늘로 솟아오르다'는 의미로서 '용솟음치다'라는 말로 쓰이고 있다. 지명에서도 보은군 마로면 소여리에 '용소솜골'이 있는데 '골짜기에 용이 하늘로 솟아 올랐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지명에 많이 나타나는 '용소'는 한자로 '龍沼'로 표기하여 '용이 사는 못'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물이 솟구치는 웅덩이(폭포), 물이 용솟음치는 웅덩이'라는 말에서 '용솟음'이 '용소'로 변이된 것으로 보는 것이 '용소'라는 자연 지명이 많은 이유를 설명하기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음성군 생극면 생리의 '용댕이'를 비롯하여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소사리의 '용댕이', 세종특별자치시 연동면 명학리의 용댕이산 등 순우리말로 이루어진 지명에 용이 쓰이고 있으며, 전북 남원시 주천면 호경리의 '용골, 용굴',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의 '용나루' 등에도 용이 쓰이는 것으로 보아 자연지명에 있는 '용'도 한자어가 아닌 순우리말에서 온 것으로 짐작이 된다.

경남 양산시 삼호동에 '이응골'이 있는데 인근에 용소골과 용소천이 있으며 마을의 자연지명도 용소였다. 그래서 지금도 용소마을회관, 용소삼거리 등의 지명이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서 '이응골→용골'의 변이를 인정한다면 '이응골'에 있는 웅덩이는 용소가 되며 '이응골, 용소, 용소골, 용소천'이라는 지명이 같은 지역에 나타나게 되는 숨겨진 고리가 한꺼번에 풀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지명에서는 '이응골'이라는 지명이 경북 김천시 농소면 봉곡리,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자은리,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교항리, 경남 거창군 위천면 상천리 등지에 나타나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천리의 '이엉골'은 과거에 이곳에 있었던 큰 연못의 주변에 이엉(지붕을 덮기 위해 짚으로 엮은 것)이 많아서 이엉골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역시 연못을 가리키는 지명으로서 '솟구치다'는 의미의 '이엉→용'을 짐작하게 해준다.

이러한 지명 예로서 단양군 영춘면 장발리의 '영골 계곡, 용바우(용암)'를 비롯하여 영동군 상촌면 임산리와 경북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의 '영골', 전북 완주군 비봉면 대치리와 경남 거창군 북상면 병곡리, 경남 함양군 서상면 옥산리의 '이영골'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로 볼 때 '이응골, 이엉골, 이영골, 영골' 들이 '용골'의 어원으로서 '물이 솟다, 물이 솟구치다'는 의미를 가진 순우리말이 존재하였는데 한자어 '용'과 음이 비슷하여 쉽게 동화된 것으로 추정해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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