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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11.01 13:41:11
  • 최종수정2017.11.01 13:41:11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미천리의 어원을 찾기 위한 힌트는 다음의 지명에서 발견할 수가 있다.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미천리(美川里)는 이 곳의 산림(山林)이 울창하고 흐르는 계곡의 물이 너무나도 맑고 아름다워 '미래'라고 불렀는데, 언제부터인가 아름다운 내(川)가 흐르는 곳이라 하여 '미내(美川)', 즉 '미천(美川)'이라 개칭했다고 한다.

'미천'이라는 말이 순우리말인 '미내', '미래'에서 온 것이라면 '미천의 '천(川)'은 '샘물이 흘러내리는 내'를 의미하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미'는 한자어가 아닌 순우리말 '미'의 소리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명에서 '미'는 '뫼(山)'의 변형으로 쓰이고 있으므로 '미내, 미래'란 '산에서 흘러나오는 내'의 의미이며 산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작은 옹달샘이나 작은 연못을 이루어 사람들이 유용한 생활용수로 사용하게 되고, 이곳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마을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지명으로서 이보다 더 유연성이 있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미래'라는 어원을 간직하고 있는 지명이 존재하는지를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충주시 엄정면에 미내리(美內里)가 있고 충남 강경읍에는 미내다리(渼奈橋)라 불리는 다리가 있는데 행정구역으로는 논산시 채운면 삼거리에 위치한다. 이 다리는 조선 영조 7년(1731)에 만든 것으로 미내천에 있어서 미내교라 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석재를 사용한 3개의 아치형 돌다리로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높아서 충남 유형문화재 1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들 지명들이 모두 물이 흐르는 내(川)과 관련이 있어서 이들의 어원을 '산에서 흘러나오는 내'의 의미로 해석하는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물과 연관이 있다 보니 '미'가 '물'을 의미하는 '무'로 표기된 지명도 있다. 영월군 영월읍 문산리의 무내리는 문산리의 본 마을로서 물내리라고도 부르며 마을 한가운데에서 풍부한 수량의 샘물이 솟아나므로 옛날부터 샘물이 항상 넘쳐흘러 내를 이룬다하여 '물내리→무내리'라고 하였고 한자 표기로 문천리(文川里)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강원도 철원군의 무내리, 강원도 정선읍 북동리의 무내리(水出洞) 등도 샘물이 흘러내린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라는 공통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경북 예천읍 대심리에 무리실이라는 지명이 있는데 전해져오는 마을 지명 유래를 살펴보면 무리실(水谷, 茂里室)은 신라 때의 예천 이름인 수주(水酒)가 이 마을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무리실은 옛날에는 물이술로 불리어지다가 한자로 수주(水酒)라 표기하게 되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미내'에서 '미래, 무내, 무래, 무리' 등의 음운 변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경기도 포천과 동두천의 경계를 이루는 왕방산에는 유명한 물어고개가 있는데 한자로 문례현((問禮峴)이라 표기하고 있다. '포천군지(1984)'에는 이 고개에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고 한다.

고려 말엽에 해주, 충주 목사를 지내고 영의정에 해당하는 시중(侍中)을 거쳐, 창녕 부원군(昌寧府院君)에까지 봉해졌던 성여완(成汝完)이라는 분이 난세를 피하여 이곳 '왕방산(王方山)' 아래에서 우거(寓居)하고 있을 때였다. 그 당시 등극하게 된 이성계가 이 고개를 넘어 예를 갖추어 이곳 성여완을 찾아와서 이씨 조정에 입조(入朝)할 것을 권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뒤부터 이 고개를 예를 갖추어 찾아온 고개라 하여 '문례현(問禮峴)'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무럭재'는 '문례현'의 와전(訛傳)이라 전해진다. 또 일설엔 근년에 '독곡'선생이란 분이 어느 날 '문례현'을 넘어 집으로 돌아가다가 '후유. 이 고개가 아직도 얼마나 남았을꼬. 아니 이 고개 이름이 무슨 고개인고' 하면서 자문을 했다고 하여 이 고개를 '물어고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러한 전설이나 유래들은 다른 지명의 예와 마찬가지로 지명의 음과 유사한 말의 이미지나 한자 지명에서 한자의 훈을 가지고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지어낸 것들로 짐작된다. 여기에서 무럭재, 물어고개, 문례현 등은 모두 무리실에서 파생되어진 말들이며, 무리실은 '미내, 미래'를 어원으로 하는 지명으로서 문의의 미천리와 맥을 같이 하는 지명들임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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