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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음성군 금왕읍의 부용산은 산지의 대부분이 음성읍 사정리와 용산리에 있고 일부가 금왕읍 육령리, 생극면 오생리, 충주시 신니면 광월리에 걸쳐 있다. 해발 645m로 높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에 위치한 음성읍의 가섭산보다는 조금 낮고 역사적인 시설물도 없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주산의 역할도 하지 못하기에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1898년에 편찬된 '충주군읍지'에서 부용산은 "충주 서쪽 100리에 위치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조선환여승람(朝鮮·輿勝覽)'에도 나타나고 있는 산이다.

부용산은 산 모양이 부용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음성군 생극면의 생동팔경(笙洞八景)의 하나로 '부용산의 비 개인 하늘에 뜬 달', 곧 '부용제월(芙蓉薺月)'을 들고 있기도 하다.

왜 부용산이라고 이름지었을까? 부용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말일까?

오늘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용이라는 식물은 아욱과(―科·Malvaceae)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모습이 무궁화와 비슷하며 관상용으로 흔히 심는다. 연꽃을 부용이라고 부르기도 하므로, 이 둘을 구분하기 위해 연꽃은 수부용(水芙蓉), 부용은 목부용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충북 영동군 영동읍 부용리는 부용산의 이름을 따서 부용리라 이름지었다고 하며 세종시의 부용리는 세종시 금남면 소재지인 용포리에서 강을 건너면 세종시가 생겨나기 전의 충북 청원군 부용면인데 연꽃이 물에 뜬 형국인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의 명당이 있다하여 부용리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하며 구전되는 이름으로는 '빙이'라고 한다.

전남 완도군 보길도의 부용리는 각종 기록에 부용동이라 기록되어 있고 예전에는 뷘동이라 불렀다 하며 고산 윤선도가 평생의 영주지로 삼고 지명을 명명했다고 한다.

다만 세종시 부용리와 보길도 부용동에서 음차의 근거가 된 '빙이'는 모두가 물과 연관된 곳이어서 전설 속에 나오는 물의 신, 하백(河伯)과 우사(雨師)를 이르는 말이기도 한 '빙이'라는 말이 오랜 세월 간직되어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부용리(芙蓉里)도 부용산의 이름을 본따 부용리라 하였다고 하며 전북 김제시 백구면 부용리(芙蓉里)도 이 지역이 연꽃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유래된 이름으로 여겨진다. 또한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의 부용산이 있는데 산의 모습이 '연꽃과 같이 아름답다' 하여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하며 부용산(芙蓉山)의 이름을 따서 하천 이름을 부용천(芙蓉川)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밖에도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의 부용산, 경기 평택시 팽성읍 객사리의 부용산, 전남 장흥군 관산읍 성산리의 부용산, 장흥군 용산면 운주리의 부용산, 보성군 벌교읍 전동리의 부용산 등을 들 수가 있는데 대부분 부용을 연꽃의 다른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에서 보면 부용이 순우리말로서 음운변이된 것이 아니라 산줄기가 주봉우리 중심으로 낮은 봉우리가 둘러싼 모습이 아름다운 연꽃과 닮았으며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의미를 기원하는 뜻도 담겨있을 것이다. 이는 불교의 정서가 우리의 삶 깊숙이 스며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으며 우리의 선조들은 연꽃 모양을 닮은 듯한 산이면 부용이란 이름을 쉽게 붙여 지역마다 부용산이란 이름의 산이 흔해진 것이다.

불교의 상징인 연꽃을 이르는 표현으로 처염상정(處染常淨)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더러운 곳에 처해 있어도 세상에 물들지 않고, 항상 맑은 본성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맑고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나 세상을 정화한다는 말로 연꽃의 성격을 잘 대변하는 말이다. 군자는 더러운 곳에 처해 있더라도 그 본색을 물들이지 않는다는 유교적 표현과도 그 뜻을 같이 한다.

충북 음성군 대소면 부윤리(富潤里)는 부자가 되라는 뜻으로 부윤이라 했다고 전해지는데 부윤이라고 부르기 전의 원이름은 연골, 연곡이라고 한다. 앞산이 제비 같다고 해서 연골이라 했다고 하는데, 다른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연꽃과 관련지어 부용이라 이름지은 것처럼 이곳도 연골을 자연스럽게 '부용', '부융' '부윤'이라 부르다가 한자로 표기할 때 부자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하여 부윤(富潤)이라 한 것이 아닌지 짐작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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