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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1.07 17:55:53
  • 최종수정2018.11.07 17:55:53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음성군 원남면 마송리와 괴산군 사리면 소매리의 경계에 있는 백마산은 청주에서 음성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백마령 고개가 굽이 굽이 험해 백마령 휴게소에서 쉬어가곤 했는데 지금은 백마령 터널이 생겨 눈깜짝할 사이에 통과하지만 터널을 나오자마자 날씨가 달라짐을 느낄 정도로 충북의 남부와 북부의 날씨 경계선이 되는 산이다.

 백마령 터널 입구를 들어서다 보면 오른쪽에 백마상이 세워져 있다. 크기는 좀 작지만 깨끗하고 힘찬 기상을 느끼게 해준다. 음성 지역은 특별한 관광지나 사적지가 적어서 음성의 옛 이름인 설성(雪城), 수정산, 가섭산, 6·25 전승지인 감우재 등을 내세우긴 하는데 특산물인 고추, 인삼, 수박, 복숭아 등과 연계하지 못해 외지인들에게 뚜렷하게 어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점에서 이 백마상은 음성을 상징할 수 있는 천혜의 캐릭터라 생각된다. 특히 음성이라는 지명은 듣는 사람에게 특별한 이미지를 주고 있지 못하지만 '백마(白馬)'라면 말의 힘찬 기상이 군민의 열정과 단합을 과시할 수 있고 백색은 순결함과 고귀함을 나타내며, 특히 청결 고추를 비롯한 친환경 농산물 등 각종 특산물 판매 홍보와 연계한다면 백마 캐릭터에서 얻을 수 있는 엄청난 메리트와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백마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옛날에 괴산군 사리면 매바위에 있는 윤씨 가문에서 아기가 태어났는데 3일 후 아기가 밖으로 나갔다가 닭이 울기 전에 들어왔다. 이상하게 생각해 다음날 아기 뒤를 쫓아가니 큰 둥구나무를 훌훌 뛰어넘어 다녔다. 어머니가 아이의 겨드랑이를 보니 날개가 있어 이 애를 내버려두면 후환이 두려울 것 같아 날개를 떼어 내니 아이가 죽고 말았다. 그러자 이 산 동굴에서 백마가 태어나 뛰어내려와 펄펄 뛰다가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백마가 태어난 산이라고 해 이 산을 백마산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이 전설을 보면 음성 지역은 훌륭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명당이며 백마산 줄기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님이 태어나신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음성 지역에서 이 전설을 정신적인 토대로 해 군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세계적인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활동에 좀더 힘을 기울인다면 교육 문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엄청난 호재가 되지 않을까?

 백마산이라는 지명은 전국에 널리 퍼져 있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쌍동리의 '백마산(白馬山)', 광주 서구 매월동의 '백마산(白馬山)', 경남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의 '백마산(白馬山)', 경북 성주군 초전면 월곡리의 '백마산(白馬山)' 등 한결같이 '白馬山'으로 표기하고 있다.

 그런데 '박말', '박마', '박마산' 등의 지명이 각 지역에 아직도 남아서 전해오는 것으로 보아 '백마'와 '박마'는 같은 어원일 것으로 짐작이 된다. 우리말 중 산을 뜻하는 말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박'이라는 말이다. '박'은 '받'에서 나온 말로서 '박치기'처럼 머리를 뜻하는 데도 쓰이나 지형적으로는 '산, 또는 높은 지형'을 뜻하는 말로 '박달재, 박달산, 박석고개' 등의 지명에 남아 있다.

 속어에서 '학교'를 '핵교'로 발음하고 '한길'을 '행길'로 발음하는 경우와 같이 'ㅏ' 모음은 쉽게 'ㅐ'로 ㅣ모음 역행동화현상이 나타나므로 '백두산. 백운산, 태백산, 소백산, 함백산' 등에서처럼 '박'이 '백'으로 변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말'은 크다는 의미의 수식어로서 '말무덤, 말바우, 말개울, 말샘'의 예처럼 지명에서도 많이 쓰여왔다.

 따라서 '높고 큰 산'이라는 의미의 '박말산'으로 부르다가 '박말산'이 '백말산'으로 변이되고 '백말산'을 한자로 '백마산(白馬山)'으로 표기하게 된 것으로 유추해 본다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충남 부여에 가면 유명한 백마강이 있다. 백마강은 거대한 금강 줄기의 일부이지만 백제가 멸망할 때 삼천궁녀가 꽃처럼 떨어져 죽은 낙화암이 있고, 당나라 장수 소정방과 백마의 전설이 깃들여있어 더욱 유명하다. 그런데 금강(錦江)은 '주변 경치가 비단처럼 아름다운 강'이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말이라고 하지만 '크다'는 의미의 '감, 금'의 수식어가 붙어 이뤄진 것으로도 볼 수가 있고, 백마강 또한 '높다, 크다'의 의미인 '박(백), 말'이라는 수식어가 중첩해 쓰인 것으로 볼 수가 있으므로 백마강과 백마산의 '백마'는 결국 '크다'는 의미의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말로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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