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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2.15 14:16:08
  • 최종수정2017.02.15 14:16:08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청풍이 수몰된 후에도 청풍을 굳건히 지키면서 남아있는 것은 바로 산들이다.

옛 청풍군의 주산은 역시 금수산(錦繡山)인데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와 금성면 성내리, 단양군 적성면 상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본디 이름은 백운산이었으나 조선 중기 단양 군수로 있던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이 비단에 수를 놓은 듯 몹시 아름다운 이곳의 가을 경치에 감탄하여 금수산(錦繡山)으로 이름을 바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그러나 『신증동국여지승람』단양군조에 인용된 김일손(金馹孫,1464~1498)의 기문에 금수산의 지명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조선 전기 이전부터 금수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던 것을 알 수 있으며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실린 정인지의 제영(題詠)에 의하면 "복사꽃 마을길은 신선의 지경이요(桃花村路神仙境) 단풍 든 계곡과 산은 금수(錦繡)의 병풍이다(楓葉溪山錦繡屛)"라고 하여 금수산의 지명 유래가 시인묵객들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생성되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금수산은 가을 경치가 빼어난 아름다운 바위산으로 월악산 국립공원 최북단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정상부의 원경을 단양이나 수산에서 바라보면 길게 누운 임산부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금수산 7부 능선에 숨어 있는 얼음골은 드넓은 돌무더기를 조금만 들추면 밤톨만한 얼음 덩어리가 쏟아져 나와 붙인 이름이다. 금수산 얼음골은 4월 초에서 8월 초까지 얼음이 얼었다가 처서를 전후해 얼음이 녹는다. 금수구곡은 약 7㎞에 이르는 계곡으로 아름답기로 이름이 높아 청풍팔경의 하나로 꼽히며 금수산 자락에 무암사(霧巖寺)가 있어 세속을 잠시 떠날 수가 있다.

청풍이 쇠락하여 청풍면으로 줄어든 이후의 청풍의 주산은 비봉산(飛鳳山)일 수밖에 없다. 비봉산은 청풍면 계산리, 광의리, 도곡리, 대류리, 물태리에 걸쳐있는 산으로 꼭대기에 물이 솟아나오는데 얼음처럼 차다고 하며 봉이 날아가는 형국이라 하여 비봉산이라 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이는 산이름을 미화하여 지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으므로 그 어원을 밝힐 필요가 있다.

비봉산(飛鳳山)은 전국에 너무나 많이 분포되어 있다.

경북 의성군 다인면 양서리의 비봉산을 비롯하여 경북 구미시 선산읍의 비봉산,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상리의 비봉산, 전남 여수시 화정면 여자리의 비봉산, 전남 화순군 능주면의 비봉산, 경기도 안양의 관악산 자락에도 비봉산이 있으며,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내장리의 비봉산, 경남 진주시의 비봉산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발견할 수가 있다. 영동군 양산면(陽山面) 가곡리(柯谷里)의 비봉산은 각골 이씨 선조가 터를 잡기 위해 이곳에 와 사방을 둘러보고 있을 때 한 쌍의 봉황새가 마을 뒷산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보고 이곳에 터를 잡고 봉황이 날던 산을 비봉산이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비봉산(飛鳳山)이라는 이름은 부르기도 좋고 의미도 좋다보니 중국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 중국 섬서성 서향현(西鄕縣)의 현성 남쪽 오자산(午子山) 곁에 있는 비봉산(飛鳳山)은 산세가 험준하고 하늘 높이 치솟은 봉우리가 서로 잇달아 마치 봉이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려는 형상을 하고 있다. 강물에 잇닿은 절벽에는 '飛鳳山'이란 글자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는데 건안(建安) 24년(219), 군사를 이끌고 조진을 맞아 싸우던 장비가 승리의 여세를 몰아 적을 추격하다가 이곳에 이르러 산세를 감상하다 감동한 장비가 장팔사모로 절벽에 이 글을 새겼다고 전해진다.

경상북도 의성군 금성면 운곡리, 금성면 수정리, 가음면 이리, 춘산면 사미리에 걸쳐 있는 비봉산은 처음에는 금산(金山)이라고 불리었으며, 이후 금성산(金城山)으로 불리다가 지금의 금성산에게 그 이름을 내어주고 비봉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와같이 비봉산들이 모두 한자 표기가 동일하고 이름을 서로 바꾸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 지형에 따라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좋은 이름을 갖다 붙인 것으로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다만 비봉산과 비슷한 음운상의 원형이 존재했었다면 '벼랑이 있는 봉우리'라는 의미의 비알봉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비봉산이라 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유연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

그래도 청풍의 비봉산은 이름처럼 크게 날아 올라서 오늘날 모노레일이 설치되고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봉잡은 산으로 바뀌었으니 이름값을 한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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