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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음성교육장 수필가

상당산성을 가다보면 산성 터널을 지나 낭성과 상당산성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에 것대산을 가리키는 표지판을 만날 수가 있다. 것대산 아래에는 것대마을도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것대'가 무슨 의미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궁금하게 생각해 왔을 것이다. 더욱이 상봉재라고도 부르는 것대고개에 출렁다리가 생기고 외지의 등산객들도 많이 오면서 '것대'의 의미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학자들간에도 정설이 없이 그 의미를 명확히 밝히지 못한채 남아 있다.

것대산은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과 낭성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해발 484m의 산으로 '거질대산', '상령산'(上嶺山)이라고도 하며 지리지나 옛 지도에 대부분 수록되어 있다. 조선 시대에 봉수가 있었던 곳으로 경상남도 남해의 금산봉수(錦山烽燧)에서 출발하여 서울의 남산에 이르는 중간 경유지이다. 남쪽으로는 문의(文義) 소이산(所伊山) 봉수에서 신호를 받아 북쪽으로 진천 소을산(所乙山) 봉수에 연결된다.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誌)'에는 '거차대(居次大)' 봉수라 기록되어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을 비롯한 이후의 지리지에는 '거질대산(巨叱大山)' 봉수라 표기되어 있다. 봉수터는 동서로 긴 타원형으로 되어 있고, 둘레에는 방호벽(防護壁)을 둘렀던 흔적이 남아 있다. '조선지도'에는 '거질대령(巨叱大岺)'으로 수록되어 있다. '대동여지도'에서는 '거대산(巨大山)'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옛문헌에서 나오는 '居次大'나 '居叱大'는 모두 '것대'의 음을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것대'라는 마을은 상당산성(上黨山城) 밖 남쪽에 있는 마을이다. '거죽'(居竹)이라고도 한다.'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誌)'에 '居次大','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巨叱大', '대동지지(大東地志)'에는 '居大'로 차자되어 나온다.

지명연구가들도 "'것대'의 '대'는 '짐대', '솟대' 등의 '대'와 어떤 관련이 있지 않나 한다. '거죽'은 '居竹'으로 쓰고 있는데 이는 '것대'의 '대'를 '竹'으로 보고 다시 만든 지명일 것이며 '것대'의 어원은 알기 어렵다"고 하며 그 어원을 시원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것대고개'는 것대산에 있는 고개이다. 것대에서 명암동 중봉재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상봉고개(上峰-)', '상봉재(上峰-)'라고도 하며 청주에서 가장 높은 고개이다. 전국에는 '상봉'이라는 산 이름은 물론 '상봉고개', '상봉재'라는 고개 이름도 아주 흔하다.

어느 학자는 "것대산은 원시어소 '굴/kur'과 '달/tar'이 합쳐져서 '커타→것다→것다이→것대'로 정착된 지명이다. 한자 巨도 원시어소 '굴/kur'에서 분화된 말이고 한자 大도 원시어소 '달/tar'에서 분화된 말이다. 그러므로 것대산을 '巨大山'이라 표기하는 것은 음차표기인 동시에 훈차표기이기도 하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다.

것대산 봉수가 생기면서 일찍부터 한자로 표기되었으므로 구전에 의한 음운 변이의 기회가 적었을 뿐만아니라 유사한 음으로의 변이가 어려운 이름으로서 오랫동안 원음을 간직해온 것으로 추정되며 전국의 지명에서도 '것대' 또는 '것대산'의 예는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것대'를 순우리말로 보고 그 의미를 찾아보니 백과사전에 '것대란 겉대의 옛말로 댓개비의 거죽을 이루고 있는 단단한 부분'이라고 나와 있다.

것대산의 형태를 살펴보면 봉수대 옆에 암벽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암벽 등반 연습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인근의 산은 육산인데 이 산의 암벽 모양이 겉대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그래서 것대 마을을 '거죽'이라 표기한 것도 단순히 '대'를 한자 '竹'으로 옮겨 적은 것이 아니라 겉대와 같은 의미의 거죽(겉)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것대산의 의미에 대한 하나의 견해를 추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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